세종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기사에게 승강기 사용료를 부과하려고 한 사실이 알려졌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런 내용을 입주민들에게 안내했다가 거센 반대에 부딪혀 철회했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다음 달부터 택배기사에게 공동현관 카드키를 발급받아 출입하도록 하면서 카드키 보증금 10만원과 승강기 사용료 월 1만원을 부과할 방침이었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기사님이 모든 층을 다 누르면서 승강기 이용이 불편하다는 일부 민원이 제기됐고, 세종시의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도 이용료를 부과하는 곳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입주민들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는 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주민 의견도 묻지 않고 결정된 사안”이라며 “우리 편의를 위해 택배 서비스를 받는 건데 승강기 사용료를 기사님들한테 부과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0만원인 카드키 보증금이 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종지역 택배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카드키를 발급받는 아파트의 경우 보증금은 3만원이 넘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승강기 사용료 부과 방침을 취소하고, 카드키 보증금도 5만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누리꾼들은 “입주자대표가 집마다 배달해주면 되겠네요” “참 힘들게 갑질한다” “저 돈 받아서 얼마나 큰 부자 되겠다고” “1층에 쌓아놓고 알아서 가져가면 될 듯” “내야 한다면 주민들이 부담해야지” “사람답게 삽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