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으로 별세한 ‘아이스하키 조민호 선수’가 앞니 3개 빠져도 환하게 웃었던 이유

By 김연진

한국 아이스하키의 대표 선수로 맹활약했던 조민호 선수가 지난 15일 폐암 투병 8개월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35세.

지난해 10월, 미국 원정에서 돌아온 후 폐암 진단을 받았던 그는 약 8개월간 항암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다 최근 병세가 악화했고, 결국 삼성서울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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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호 선수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며 기대를 모았고, 지난 2008년 국가대표로 선발돼 태극 마크를 달았다.

이후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최초로 올림픽 본선 무대에 진출했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국민 영웅이 됐다.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상 올림픽 첫 골을 기록한 것이다.

또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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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호 선수는 ‘부상 투혼’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2012년에는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벌이다 손목이 스케이트 날에 베여 동맥이 끊어졌다. 후유증이 심각했지만 근성으로 이겨내고 다시 선수로 뛰었다. 그의 손목에는 5cm가 넘는 흉터가 선명했다.

또 2018년에는 경기 중 퍽에 맞아 앞니 3개가 부러졌다. 조민호 선수는 “신경 쓰지 않는다. 아이스하키를 그만두고 제대로 치료받으면 된다”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렇게 오직 아이스하키만 생각하며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하던 조민호 선수는 정규리그 통산 ‘393경기 124골 324어시스트’라는 최고의 기록을 남기고 하늘나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