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와 책임감 사이에서 갈등하던 택배 기사가 ‘밤 10시’에 보낸 한 통의 문자

By 김우성

택배노조는 ‘택배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촉구하며 지난 9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늦은 밤까지 배송업무를 하던 택배 기사가 결국 고객에게 문자를 보낸 사연이 재조명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마어마한 고단함이 느껴지는 문자’라는 제목의 짧은 글이 전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작성자가 공개한 사진에는 택배 기사에게 받은 문자가 담겨 있다.

시간은 오후 9시 45분. 대부분 일을 끝내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늦은 밤, ‘한진택배입니다’하고 문자가 왔다.

“비도 오고 잠이 와서 도저히 안 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내일 낮에 꼭 배송해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날씨 때문에 배송이 밀려 하루 종일 뛰어다녔지만 결국 맡은 물량을 다 처리하지 못한 택배 기사.

몸을 짓누르는 피로와 물건을 제시간에 전달해야 한다는 책임감 사이에서 갈등하다 고객에게 문자를 보내 거듭 사과하는 모습에서 안타까움을 샀다.

온라인 커뮤니티

누리꾼들은 “배달 기사님들의 작업 환경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늦은 시간까지 고생하시면서 죄송하다고 말해야 한다니”, “마음이 짠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택배 기사 16명이 과로 등으로 숨졌다. 올해에도 4명이 과로로 사망했고, 5명이 뇌출혈 등으로 쓰러졌다.

택배노조는 “사회적 합의의 최종 합의를 앞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며 “무엇보다 택배 노동자들이 더 이상 일하다 죽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합의의 완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오는 15일엔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 회의가 다시 한번 열릴 전망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