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NS에 한국인들의 얼굴 영상이 무단으로 찍혀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에는 ‘나도 모르게 내 얼굴이 중국 SNS에 돌아다닌다’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내용은 한국인들의 얼굴 영상이 중국 SNS에서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
중국판 틱톡인 ‘도우인’에 접속해 ‘한국길거리캠’이라고 검색하면, 이런 영상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대부분 ‘한국 길거리 패션’과 ‘한국 훈남 훈녀’ ‘한국 어린이 일상패션’ 등의 제목이 붙었다.
영상 속에는 강남과 홍대, 신촌 거리와 지하철 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찍힌 수많은 한국인의 얼굴이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그 중에는 특정인을 따라가거나 줌인까지 하며 찍는 경우도 있었다.
또 야외 식탁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과 지나다니는 학생과 어린이들까지 영상에 담겼다.
제작진은 틱톡에 이런 영상을 올린 사람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런 답도 듣지 못했다.
중국에서 13년 동안 유학 중인 한국인 A씨는 “(영상을 보고) ‘동의를 구하고 올리는 건가?’ 생각은 했다. 중국에서는 초상권에 대한 인식도 되게 낮고 문제라고 생각도 안 하는 것 같다”라며 “조회수 때문에 그런 걸 올리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국의 거리를 담은 영상에는 실제로 많은 ‘좋아요’와 댓글이 달렸다.
A씨는 “(중국 사람들이)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 오징어 게임 봤냐. 요즘엔 그 얘기를 제일 많은 들었다”라며 “중국 애들이 워낙에 한국 패션에 관심이 많다 보니까 그런 게 올라오는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영상에는 한국 문화에 대한 동경부터 영상에 등장한 일반인의 외모에 대한 댓글도 쏟아졌다.
이런 소식을 접한 한국인들은 당연히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욱 문제인 것은 틱톡이 사람들의 얼굴정보와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몰래 찍힌 한국 일반인의 얼굴이 언제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모른다는 것.
무엇보다 중국인들이 이런 영상을 무작위로 찍어 올리는 것은 한국인들의 초상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
법부법인 청의 곽준호 변호사는 “이 영상 같은 경우 자기의 얼굴이 노출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딴 사람이 그것을 돈벌이에 이용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내가 구별되고 영상이 공표되면 초상권 침해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현재 중국인들의 SNS에 올리는 한국의 길거리 영상은 초상권 침해의 모든 요건이 충족된다.
초상권 침해는 형법으로 처벌할 수 없기 때문에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이 찍어서 외국 회사에 올린 영상을 문제 삼아 우리나라 법정에 세우는 것은 쉽지 않다.
영상을 없애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해당 SNS를 통해 신고하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 도우인을 한국에서 설치하거나 가입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