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인어공주 이어 ‘흑인 줄리엣’…로미오는 톰 홀랜드인데

By 연유선

배우 톰 홀랜드가 출연하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향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흑인 배우가 줄리엣 역을 맡게 됐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각)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 TMZ 등에 따르면, 제작사 제이미 로이드 컴퍼니는 지난주 줄리엣 역 배우를 포함한 전체 캐스팅을 공개했다. 이보다 앞서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유명한 톰 홀랜드가 남자주인공 로미오 역에 캐스팅 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크게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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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에 따르면 홀랜드의 상대역에는 흑인 배우인 프란체스카 아메우다 리버스가 발탁됐다. 리버스는 BBC 코미디 시리즈 ‘배드 에듀케이션’ 등에 출연했다.

이후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리버스 캐스팅에 관한 비판이 이어졌다. “줄리엣을 흑인 배우가 연기하는 게 말도 안 된다”, “로미오가 사랑에 빠질 수 있겠냐” 등 부정적 반응이 잇따랐다.

반면 리버스를 응원하는 댓글도 있었다. 누리꾼들은 “줄리엣은 허구일 뿐이다. 허구의 인물을 누가 연기하든 중요치 않다” “흑인 배우도 줄리엣 연기를 잘 해낼 수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며칠째 비난이 이어지자 제작사가 지난 5일 직접 성명을 발표하고 나섰다. 제작사는 “출연진이 발표된 후 온라인에서 우리 회사 구성원을 향한 개탄스러운 인종차별(발언)이 쏟아졌다”며 “이건 멈춰야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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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디즈니의 ‘인어공주’는 에이리얼 역에 흑인 여배우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원작 팬들은 ‘#내 에리얼이 아니다(NotMyAriel)’라는 SNS 해시태그 운동 등을 벌이며 캐스팅에 크게 반발했다.

지난 5월 개봉한 ‘인어공주’는 각종 논란 속에 흥행에 실패, 손익분기점에 한참 모자라 약 2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 게다가 이러한 실패를 단순히 ‘인종차별’로 보는 분석에 머물면서 관객들의 외면은 더욱 거세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