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응원하며 다져진 인내심 덕분에 ‘멍때리기 대회’서 우승한 한화 야구팬

By 이현주

3년 만에 다시 열린 ‘한강 멍때리기 대회우승자는 30대 야구팬이었다.

그는 우승 비결로 자신이 응원하는 야구팀 ‘한화 이글스’를 거론했다.

과거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연출됐던 장면이 현실이 돼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 오후 2시 한강 잠수교에서는 올해 5회째를 맞은 멍때리기 대회가 열렸다.

당초 지난 4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한 차례 연기됐다.

참가자들은 90분간 어떤 행동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겨루는 대회다.

가장 안정적인 평균 심박수를 기록한 결과와 시민 투표를 합산해 우승자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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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회에선 가수 크러쉬가 우승해 화제를 모으면서 올해 우승자에게도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 우승자는 서울에 사는 김명엽 씨로 선정됐다.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온 김 씨는 “한화 경기를 본다는 자세로 멍때렸다”라며 “한화 경기를 보면 자동으로 멍때리게 되고, 이렇게 10년을 했다”라고 재치 있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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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사상 ‘역대 최약체팀’으로 불리는 한화 이글스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화젯거리를 쏟아내는 팀 중 하나다.

한화 팬들은 ‘멘탈’과 ‘인내심’이 대단하기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내용들은 종종 개그의 소재로 쓰이기도 한다.

tvN ‘SNL 코리아’

멍때리기 대회가 처음 열려 화제가 됐던 2016년 당시 tvN ‘SNL 코리아’에서는 권혁수가 한화 팬으로 분해 대회 최종 우승을 차지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권혁수는 주변의 온갖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해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비결을 묻자 권혁수는 아무 말 없이 한화 이글스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보여줘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