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 절도 사건 조사하던 경찰들, 오히려 사비 보태 용의자 도왔다

By 이현주

무인점포에서 컵라면과 생수를 훔친 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담당 경찰은 사비로 생필품을 구매해 이 절도범에게 전달했다.

정신장애로 경제 활동이 어려워 생활고를 겪은 끝에 범행을 저지른 딱한 사연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사진 | 연합뉴스TV 캡처

22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부산진구 범천동 무인점포에서 모두 16차례에 걸쳐 절도사건이 발생했다.

절도 피해액은 8만 원 상당이었고, 피해 물품은 라면이나 쌀, 음료수였다.

경찰은 범행 현장 주변에 있는 CCTV를 추적해서 50대 여성 A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60대 남편과 1.5평 규모 고시원 복도에서 살고 있었다.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사진 | KBS 뉴스 캡처

부부 둘 다 지적 장애를 앓고 있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보조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제대로 된 경제적 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A씨는 당장 끼니를 해결하지 못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가지고 가면 안 되는 걸 알았는데. 배가 고파서 계산도 하지 않고 가져가 죄송하다”라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사진 | 연합뉴스

조사를 마친 경찰은 직접 생필품을 구입해 A씨 부부에게 전달했다.

이어 부산진구 관한 주민센터에 A씨 부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통보했다.

부산진경찰서 관계자는 “A씨 부부가 범죄에 내몰리지 않도록 행정기관에 연락해 도움을 주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건을 가져간 것은 명백한 잘못이기 때문에 법적인 절차는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