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동부가 붉은 눈에 주황빛 날개를 가진 곤충에 뒤덮였다.
17년 주기로 나타나는 ‘브루드 텐’이라는 매미다.
나무가 많은 공원에는 매미가 잠자리처럼 날아다니고 산책하는 사람에게 달라붙어 놀라게 하기도 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앞 유리에도 부딪쳐 터지고, 길바닥에도 사체가 널렸다.
최근에는 연방 의회 건물에서 방송을 준비하던 CNN 기자의 목에 매미가 달라붙어 화제가 됐다.

브루드 텐은 땅속에서 17년간 유충 상태로 보내다가 수조 마리가 한꺼번에 지상으로 올라와 성충이 된다.
매미 떼의 습격이 17년마다 반복되는 이유다.
다행히 독성이 없어 인체에 무해하다.
그래서일까. 매미를 요리해 먹는 사람이 늘어났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각종 매체와 유튜버들이 다양한 매미 요리법을 소개했다.
메릴랜드의 한 농장에서 열린 매미 축제에서는 튀김과 꼬치, 라자냐 등 각종 매미요리가 등장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기자는 매미 요리에 대해 “새우 맛이 났으며 고소한 게 일품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입안에 작은 다리가 남고 내장이 가득했을 땐 매미 요리를 먹은 걸 잠시 후회하기도 했다고.

존스홉킨스대의 제시카 판조 박사는 “매미는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한 음식”이라며 “이런 곤충이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더 지속 가능한 영양 공급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매미를 먹기 시작했지만 개체 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매미를 먹는 사람들이 늘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색 경고문을 올렸다.
지난 2일 FDA는 트위터를 통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매미를 먹지 말라”고 알렸다.
매미가 새우나 랍스터 등과 비슷한 계열이니 이런 종류의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다면 매미 섭취를 주의하라는 것이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자네 부모님이 해산물인가?” “알러지 있는 사람은 모르고 먹으면 큰일 나겠다” “허니버터매미구이 나오나요?” “요즘 미국 10~20대들 사이에서 매미먹기가 유행이라고” “그야말로 제철음식”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