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딸 보호하려고 발길질 했는데…‘동물학대’ 고소한 견주의 최후

By 김우성

목줄을 하지 않은 개가 달려들자 6살 딸을 보호하기 위해 발길질을 한 아빠가 견주로부터 동물 학대로 고소당했다.

최근 이 사건의 결말이 전해졌다.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목줄 없는 개 주인과 법적 싸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사연에 따르면 작성자 A 씨는 지난해 2월 가족과 외식하려고 외출했다가 목줄 없는 개가 딸에게 달려드는 장면을 목격했고, 평소 개를 무서워하는 딸을 지키기 위해 개를 발로 차 상황을 무마시켰다.

뒤이어 달려온 견주 B 씨는 “말리면 될 걸 왜 발로 차냐”고 A 씨에게 항의했고, A 씨는 “개가 사람 말을 알아들으면 말리겠지만, 목줄 없이 달려드는 걸 보고 놀라서 발로 찼다. 만약 (딸에게) 입질까지 했으면 죽였을 거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다툼은 결국 고소로까지 이어졌다.

B 씨는 A 씨에게 치료비 10만 원을 요구했고, A 씨는 “법적으로 치료비를 지급하라고 하면 내겠다”며 “대신 딸의 정신적 피해에 대해서도 청구하겠다”고 맞섰다.

얼마 뒤 B 씨는 A 씨를 동물 학대로 고소했다.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근 CC(폐쇄회로)TV를 확보한 경찰은 당시 상황을 확인한 뒤, 동물 학대가 아니라 ‘긴급피난’으로 보고 내사 종결 처리했다. A 씨의 행동이 정당했다는 것이다.

A 씨는 “내사 종결 확인되자마자 아이 정신과 치료와 검사를 진행했고, CCTV 영상을 확보해 직접 대법원 전자 민사소송을 진행했다”며 “소송 항목은 위자료 500만 원, 손해배상 100만 원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약 2주 정도 뒤에 B 씨에게 소장 송달됐고, 일주일 뒤 합의하자고 연락왔다”며 “합의금 350만 원, 아이에게 직접 사과하기, 평상시 목줄 꼭 하고 다니기 등 내용으로 B 씨와 합의했다”고 전했다.

합의 이후 동네에서 가끔 B 씨를 만난다는 A 씨는 “목줄을 잘하고 다니더라”며 “견주 여러분 개 목줄 꼭 하셔야 합니다”라고 당부했다.

A 씨와 B 씨의 소송 취하 합의서 / 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동물보호법 시행 규칙에 따르면 반려견과 외출 시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으면 △1차 20만 원 △2차 30만 원 △3차 50만 원의 과태료 부과된다.

또 지난 2월 11일부터는 반려견과 산책 시 목줄과 가슴줄 길이를 2m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최초 적발 시 20만 원 △2차 30만 원 △3차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