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실종자 찾습니다”… 문자 발송 10분 만에 ‘택시기사 눈썰미’

By 연유선

휴대전화도 없이 집 밖을 나섰다가 길을 잃은 80대 치매 노인이 실종 2시간여 만에 무사히 가족 품에 돌아왔다. ‘실종 경보 문자’를 그냥 지나치지 않은 한 택시기사 덕분이었다.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5시경 제주경찰청 112 상황실에는 “시어머니가 휴대전화도 없이 나가셨는데, 집에 돌아오지 않고 계시다”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실종자는 제주시 용담동에서 아들 부부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80대 치매 노인 A 씨였다.

경찰은 A 씨의 주거지 주변을 탐문수사하고 CCTV로 이동 동선을 파악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경찰의 광범위한 탐문 수색에도 실종자의 행방은 2시간 가까이 묘연했다. 결국 실종자를 찾지 못하자 A 씨의 ‘분홍색 상의와 검정 바지’ 등 인상착의를 기재한 실종경보문자를 발송했다.

배회감지기/제주서부경찰서

같은 시각, 제주국제공항 주변을 지나고 있던 50대 남성 택시기사도 휴대전화 경보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10여 분 뒤, 도롯가를 홀로 걷고 있는 조그마한 체구의 노인 한 명을 발견한다. 노인의 옷차림은 ‘분홍색 상의와 검정 바지’로, 앞선 문자에서 봤던 실종자 정보와 똑같았다.

택시기사는 즉시 112에 전화해 “실종자로 보이는 어르신을 봤다”라며 신고했고, 이날 저녁 7시 45분 경찰이 실종 여성임을 확인하며 수색 상황도 종료됐다.

경찰은 신고 접수 즉시 현장으로 출동해 A 씨를 가족에게 인계 조치했다. A 씨는 발견된 장소까지 걸어서 이동했으며, 다행히 건강에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80대 여성을 가족에게 무사히 인계하고, 실종 노인을 찾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택시기사에게는 감사장을 수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