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들이 딱딱한 목침을 사용한 이유

By 이 충민

사극에서 자주 볼 수 있고 지금도 노인이 있는 집에서 가끔 볼 수 있는 나무 베개 목침.

왜 우리 조상들은 폭신한 베개 대신 딱딱한 목침을 사용했을까?

옛사람들은 폭신한 베개를 만들 줄 몰라서가 아니었고, 도 닦는 사람들처럼 스스로 괴롭히기 위해 목침을 사용한 것도 아니었다.

일단 목침은 중국 서주(西周) 때부터 사용한 기록이 있으며 수나라 때부터 널리 사용됐다. 무려 2500년이 넘는 역사가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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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나라 때 목침이 유행한 것은 과거제도가 처음 생겨난 것과 관련이 있었다. 선비들이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밤늦게까지 공부하면서 깊은 잠을 자지 않기 위해 둥근 목침을 사용했던 것.

둥근 목침을 베고 잠깐 눈을 붙이다 보면 머리가 굴러 떨어져 잠에서 깨기 때문에 ‘경침(警枕)’이라고도 불렀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나무로 만든 목침뿐만 아니라 옥으로 만든 옥침, 돌로 만든 석침, 대나무로 만든 죽목침, 청동으로 만든 동침 등도 발견됐다.

이는 단지 학업을 위해 목침을 사용한 것만이 아님을 설명한다.

청자 구름학무늬 베개(13세기/국립중앙박물관)
무령왕비의 목침(국보 제164호/국립공주박물관)

한의학 이론에 따르면 이런 다양한 재질의 딱딱한 베개는 머리에 몰린 화(火)를 없애주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다.

중국 고대 의학자 이시진의 저서 ‘본초강목’에 보면 한약을 넣어 만든 명목침 등 베개는 머리 부위의 화(火)를 없애주거나 시력을 좋게 하고 눈앞이 어지러운 증상을 고쳐준다고 한다.

그리고 원래 이런 베개들은 머리가 아닌 목 부위를 올려놓았다. 그렇게 하면 시원하게 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머리카락도 흐트러지지 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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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중국에는 ‘3촌(약 10cm) 베개를 베면 장수하고, 4촌 베개를 베면 고민이 없다’는 속담이 있다.

3촌 높이의 베개를 목에 베고 자는 자세는 척추에 가장 좋은 자세라는 것은 지금도 통하고 있다. 의사들은 경추에 이상이 있는 환자들에게 목 아래에 수건을 접어 넣고 잘 것을 권하는데, 그러면 척추가 평소의 S자 모양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목침이 원래부터 갖고 있던 기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