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커피 3잔 이상 마시면 뇌에 문제 생긴다

By 이 충민

일부 커피 애호가들은 “커피 마시고도 바로 잘 수 있다”며 커피를 많이 마셔도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자신한다.

하지만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ㆍ서울대 뇌인지과학과 박정빈 교수 연구팀은 하루 평균 3잔 이상의 커피를 20년 이상 섭취한 경우 노년에 수면의 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성남 지역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 162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커피섭취량과 기간으로 세 그룹을 나눈 뒤(각 그룹의 하루 평균 커피 섭취량은 각각 3.06잔, 1.3잔, 0.64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와 수면 검사로 뇌의 변화와 수면의 질을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커피 속에 다량 함유된 카페인으로 인해 잠을 자지 않거나 각성을 위해 커피를 마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단기적 효과 외에 커피가 수면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처음이다.

연구 결과, 커피 섭취량이 많은 그룹(하루 평균 3잔 이상씩 20년 이상 마신 경우)의 대뇌 송과체(솔방울샘)의 평균 부피는 약 70㎣로, 섭취량이 그보다 적었던 중간 그룹과 적은 그룹의 약 90㎣에 비해 20%나 작았다. 송과체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수면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기관이다.

즉 장기간 커피를 과다 섭취할 경우 송과체에 영향을 미쳐 노년기에 수면의 질이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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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웅 교수는 “카페인이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시키면서 송과체의 멜라토닌 분비 세포를 비활성화 시키고 결과적으로 크기를 줄이는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일반적으로 하루 2~5잔 정도의 커피를 마셔도 장기적으로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과량의 커피를 장기간 섭취했을 때 수면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것이 처음 밝혀졌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커피를 많이 마셔도 당장 수면에 문제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많은 양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지만, 앞으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의해야 한다”라며 “커피의 어떤 성분이 송과체 크기에 영향을 미치는지, 요즘 소비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다양한 카페인 함유 음료가 송과체나 수면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수면과 관련한 저명 국제 저널인 ‘SLEEP’지의 7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