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바드 영양학자가 권하는 “좋은 줄 알고도 잘 안 먹는 뇌 영양식품 6”

By 이서현

요새 “먹는 것에 진심”이란 말이 있다. 집에서 요리하든, 밖에서 사 먹든 음식을 좋아하고 그 일에 대한 관심이 ‘열정’ 수준으로 강하다는 의미다. 바꿔 말하면, 먹는 일에 ‘머리’를 많이 쓴다는 뜻도 된다.

적절한 영양 섭취는 건강뿐만 아니라 두뇌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언제나 그렇듯 문제는 실천과 습관화다.

하버드 의대 교수이자 정신과 의사 겸 영양학자, 쉐프 경력자인 건강 칼럼니스트 우마 나이두(Uma Naidoo)가 뇌 건강에 좋은 6가지 음식을 소개했다. 수백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시행한 식이요법과 연구를 기반으로 선정했다.

이 음식들은 기억력을 향상시키며 두뇌가 최대 효율로 작동하도록 돕는다. 또한 기분을 개선해 우울증 완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나이두 교수는 “다들 잘 알지만, 대부분 충분히 먹지 않는 음식들”이라고 강조했다.

향신료

항염증, 항산화 효과를 지닌 향신료인 강황 | 셔터스톡

풍미를 더하기 위해 첨가하는 요리 재료인 향신료 중 일부는 항산화 효능을 지녔다. 우리 뇌가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활성산소(free radical·프리 라디칼)에 맞서도록 돕는다.

나이두 교수는 “가장 좋아하는 향신료는 강황”이라며 “사람들의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강황에 들어 있는 항산화 성분인 커큐민은 우리 몸에서 항산화 효소의 생성을 자극해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사프란도 추천 향신료다. 흔히 샤프란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명칭은 사프란이다.

호주 머독대 연구팀이 항우울제를 8주 이상 복용 중인 18~65세 참가자 16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사프란 추출물을 복용한 참가자는 위약(효과가 없는 가짜 약)을 복용한 대조군에 비해 우울 척도가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두 교수는 머독대 연구를 포함 5건의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 사프란을 천연 보충제로 사용하면 항우울 효과를 유의미하게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향신료의 여왕으로 불리는 사프란은 150가지 이상의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으며 항우울, 항산화, 항염증 등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강력한 허브”로 평가된다. 심장병, 비만과 같은 질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발효식품

발효식품은 두뇌활동에 도움을 주고 노화 방지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졌다. | 셔터스톡

발효식품은 인류가 ‘유익한 미생물'(프로바이오틱)을 이용하여 가공·제조한 식품의 일종이다. 요구르트, 치즈, 포도주, 김치, 간장, 식초, 템페(콩·효모를 이용한 인도네시아 전통음식), 청주, 맥주, 포도주 등 독특한 풍미를 지닌 음식물이다.

발효는 박테리아와 효모가 전분과 설탕과 같은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현상이다. 나이두 교수는 “이는 건강한 장 기능을 향상시키고 불안을 감소시킬 수 있는 살아있는 박테리아의 원천”이라며 “발효식품은 두뇌에 몇 가지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요거트는 언제든 쉽게 섭취할 수 있는 발효식품이다. 또한 발효식품은 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단, 설탕 함량에는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크 초콜릿

다크 초콜릿은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기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셔터스톡

다크 초콜릿의 카카오에 들어 있는 플라바놀은 신경세포(뉴런)를 보호하고 생성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두 교수는 플라바놀이 뇌 혈류를 촉진하고 혈관 탄력을 유지하며 뇌 혈액 산소를 증가시켜 사람들의 단기 기억력과 집중력을 향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플라바놀을 섭취한 노인들은 인지력이 향상되고 혈압이 유의적으로 낮아졌으며 인슐린 수치도 개선됐다.

초콜릿은 불안감과 우울증을 줄여줄 수 있다. 2019년 UCLA 연구팀은 다크 초콜릿을 섭취하면, 우울증과 불안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틀 이내에 다크 초콜릿을 먹은 참가자는 전혀 먹지 않은 참가자보다 우울증 증상 보고율이 70% 낮았다.

또한 다크 초콜릿이 아닌 일반 초콜릿을 먹어도 전혀 먹지 않은 참가자보다 우울 증상을 보고할 가능성이 25% 낮았다.

아보카도

아보카도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단일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이다. | 퍼블릭 도메인

뇌는 신체에서 지방이 가장 많은 기관이다. 지방 함량이 60%에 달한다. 따라서 ‘올바른 기름’, ‘좋은 기름’ 섭취는 뇌의 인지 기능을 유지하고 기억력 감퇴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나이두 교수는 “아보카도의 지방은 혈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됐다. 또한 정상적인 뇌 기능에 중요한 마그네슘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아보카도의 지방 중 60% 오메가9 지방산인 올레산이다.

올레산은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HDL콜레스테롤은 높여주고,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콜레스테롤은 낮춘다. 주로 올리브에 많이 들어 있다. 나이두 교수가 아보카도를 추천한 것은 올리브보다 먹기 편하고 마그네슘도 같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마그네슘은 불안·우울증 치료에 핵심적인 성분 중 하나다. 마그네슘을 이용한 우울증 치료 연구는 1921년 처음 보고됐으며, 250건 중 220건에서 성과를 나타냈다. 이후 수많은 연구에서 우울증과 마그네슘 결핍의 관련성이 보고됐다.

나이두 교수는 “아보카도, 병아리콩, 올리브 오일을 쿠스쿠스와 함께 먹거나 으깬 아보카도를 혈당지수(GI)가 낮은 통곡물빵에 발라 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냥 그대로 먹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견과류

호두는 두뇌 활동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자기 전에 약간 먹는 것도 적절한 섭취 습관이다. | 픽사베이

견과류에는 뇌가 제대로 기능하는 데 필요한 건강한 지방이 풍부하다. 특히 브라질너트 같은 견과류에는 셀레늄 함유량이 많다. 셀레늄에 들어 있는 글루타치온 과산화효소와 티오레독신 효소는 항산화 효능을 지녀 세포 손상을 막아준다.

나이두 교수는 “호두에 들어 있는 오메가3지방산은 항염증, 항산화 효과로 사고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상당한 잠재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 견과류를 더도 말고 4분의 1컵 정도 먹으면 된다. 샐러드나 야채 반찬에 견과류를 살짝 뿌려 추가하라. 상큼한 맛을 원한다면 집에서 말린 과일을 만들어 곁들어 먹어도 좋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설탕과 소금을 훨씬 적게 쓸 수 있다. 단 견과류는 과식하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녁에 허기질 때 간식 겸 살짝 먹는 것도 방법이다.

잎이 많은 녹색 채소

비타민E, 카로티노이드 및 플라보노이드가 함유된 녹색 채소는 두뇌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 셔터스톡

잎이 많은 녹색 채소에는 비타민E, 카로티노이드 및 플라보노이드가 함유되어 있어 치매와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한다.

나이두 교수는 “잎이 많은 채소의 또 다른 이점은 적혈구 형성에 중요한 천연 형태의 비타민B9인 엽산의 놀라운 공급원”이라고 밝혔다.

엽산은 신경 전달 물질 생산에 필수적인 보조 요소다. 엽산 결핍은 특정 신경 장애의 기초가 될 수 있다. 엽산 섭취 상태를 개선하면 인지 능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시금치, 비트(잎 부분)는 훌륭한 엽산 공급원”이라고 나이두는 교수는 말했다.

* 이 기사는 에포크타임스에도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