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장례식 치러보니 제가 인생을 잘못 살았나 싶습니다”

By 이서현

결혼식이나 장례식 같은 큰일을 치르다 보면 깨닫게 되는 것이 많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인간관계가 아닐까.

개인에게 경조사는 인생에 한두 번 있는 일이지만, 주변을 챙기다 보면 한 달 스케줄이 꽉 찰 때도 있다.

사정이 이러니 꼭 참석해 얼굴을 보이는 자리와 돈만 보내는 자리, 혹은 그냥 모르는 척하는 자리가 생기게 마련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최근 아버지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인생을 잘 못 살았나 현타가 왔다는 한 누리꾼의 글이 공유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올해 34살인 누리꾼 A씨의 아버지는 지난 16년 백혈병이 발병해 5년 가까이 투병하다 올 초 세상을 떠났다.

항상 지인 경조사를 챙겼던 편이라 그동안 낸 경조사비만 500만원을 넘었을 정도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고등학교 동창과 대학 과동문들이 결혼하면 무조건 축의금을 냈고 장례식도 빠지지 않고 문상을 하러 갔다.

그런데 그 수십 명 중에 장례식장을 찾은 친구는 고등학교 동창 5명과 대학 과후배 2명이 전부였다.

직장동료를 제외한 지인들이 낸 부조금도 고작 50만 원이 전부였다고.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카카오톡 캡처

A씨는 특히 아기 돌잔치까지 참석했던 대학 과동기들에게 섭섭함을 토로했다.

혹시나 코로나 때문에 조문이 부담스러울까 봐 한명 한명 통화까지 하고 계좌번호를 적은 부의문자까지 보냈기 때문이다.

A씨는 “아버지 돌아가신 슬픔만큼이나 이 계기로 인맥 정리가 되는 마음속 가난함도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들은 “안 친했더라도 자기들 경조사 챙겨줬던 사람이면 보답은 해야지” “못가더라도 부친상은 조의금은 보내야지” “경사보단 조사 챙겨야 하고 받은 거 있음 반드시 돌려줘야 함” “진짜 이가 갈리겠다” “통화까지 했는데 너무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