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세계 최대 고인돌’ 포클레인 3대가 훼손하는 대참사 벌어졌다

By 연유선

고대 김수로왕 가락국 창건 신화와 연관된 세계 최대 규모의 고인돌(지석묘) 유적을 복원해 공원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적지 일부를 훼손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문화재청은 5일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현장을 찾아 고인돌 상석 아래 바닥돌(박석), 하부 문화층(文化層·유물이 있어 과거의 문화를 아는 데 도움이 되는 지층)이 훼손된 것을 확인했다.

문제가 된 고인돌 복원·정비 사업은 김해시가 구산동 지석묘를 국가사적으로 승격하기 위한 과정의 하나로 착수했던 것이다.

김해시

김해시는 묘역 중 결실된 부분을 복원하기로 하고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입회 없이 포클레인 등 중장비로 묘역의 잔존 석재를 모두 걷어버리면서 상석과 더불어 고인돌의 핵심 부분인 상석 아래 묘역 석재들이 날아간 것이다.

유적 일부 구역의 경우 박석 등의 석재를 걷어낸 기반 흙층 위에 육중한 포클레인 3대를 배치해 가동하면서 전문가 입회 없이 배수펌프 설치 공사를 강행한 것도 드러났다.

연합뉴스

구산동 지석묘는 2007년 구산동 택지지구개발사업 당시 발굴된 고인돌 유적이다.
고인돌의 가장 큰 특징인 덮개돌 상석의 크기는 역대 최대 규모급이고 무게만 350t이 넘어 이를 들어 올릴 크레인을 찾지 못해 내부 조사를 못했을 정도였다.
묘역 크기도 너비가 19m, 잔존 길이가 86m에 달해 면적 단위로 1652㎡(5백여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다.

고고학자들은 이번 훼손으로 고인돌의 핵심 요소인 묘역이 어떤 방식으로 축조되었는지, 어느 시점까지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등을 밝힐 수 있는 중요 자료가 멸실됐다고 전했다.

4~5세기 김해에 터를 잡았던 김수로왕의 나라 가락국 탄생의 비밀을 밝힐 결정적 단서들이 사라진 것이다.

김수로왕 표준 영정

이한상 대전대 고고학과 교수는 “이토록 거대한 고인돌은 그 어느 곳에서도 확인된 바 없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가장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가락국 탄생 신화와 연관된 중요 유적으로 추정하고 최근 지자체와 학계가 함께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해왔는데, 그 실체의 상당 부분이 무단 훼손으로 사라졌다”며 안타까워했다.

문화재청은 훼손 사태와 관련해 5일 오후 청 관계자와 매장·사적 분과 문화재위원들을 현장에 급파해 피해 현황을 조사하고 대책을 논의 중이다.

돌을 걷어내며 파괴된 묘역 지하의 집자리 등 잔존 유적을 확인하는 응급 발굴조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