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쑤시개’ 하나로 1만 미터 상공서 응급환자 살린 의사

By 이 충민

“승객 중에 의사분이 계시면 급히 도와주세요.”

지난 2016년 중국 에어차이나 항공기 CA1478에서 한 30대 남성 승객이 발작 증세를 보이다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승무원의 긴급 방송을 듣고 자신을 상하이 병원 의사라고 밝히며 나타난 톈위(40) 씨는 급히 승무원에게 이쑤시개와 숟가락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톈 씨는 쓰러진 남성이 간질을 앓았다는 병력을 확인하고 수건으로 감싼 숟가락으로 혀를 눌러 일단 기도를 확보했다. 이어 이쑤시개로 환자의 머리에 있는 혈자리 몇 개를 자극했다.

다행히 쓰러졌던 남성은 금세 의식을 회복했고 약 20분이 지나 도착한 우루무치 디워푸 국제공항에서 병원으로 옮겨졌다.

응급환자를 이쑤시개로 조치한 톈위(신민망)

톈 씨는 “당시 기내에 침이나 별다른 치료 도구가 없어서 내가 대신 생각해낼 수 있는 건 이쑤시개 뿐이었다”고 전했다.

당시 톈 씨는 “남성이 쓰러진 이유는 기내 기압과 산소 수치의 변화 때문으로 보인다”며 “어떤 의사라도 이런 상황에 처했어도 나와 동일하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한편 침술은 응급환자에게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졌으며, 중국에서는 일반 의사들도 중의학과 침술을 배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에는 백회, 예풍, 풍지 등 응급처치에 사용하는 혈들이 많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