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간 아들 보고 싶어 어머니가 직접 싸오셨던 ‘상한 김밥’

By 김연진

“어머니가 직접 싸오셨던 김밥은 맛이 조금 상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김밥이었다.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이 이야기는 한 남성이 군복무 시절 겪었던 일화다.

의무경찰로 입대하게 된 그에게는 장애를 앓는 부모님이 있었다. 그런 부모님을 뒤로하고 군입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남성은 마음이 무거웠다.

이후 훈련소에 입소한 그는 힘든 훈련을 받아야 했다.

그렇게 약 한 달간 훈련을 받던 주인공은 부모님이 면회를 오신다는 소식에 기뻐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면회를 오기로 한 날, 어머니는 나타나지 않았다.

어머니의 얼굴을 보기만을 손꼽아 기다려온 남성은 실망한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서러운 마음에 눈물만 흘렀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갑작스럽게 어머니가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반가운 마음에 남성은 곧바로 면회실로 뛰어가 어머니를 맞았다.

어머니는 아들을 보자마자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고, 부랴부랴 직접 싸온 김밥을 꺼내 아들에게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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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을 먹어본 아들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김밥이 상했던 것이다.

맛이 조금 이상했지만 어머니의 정성과 마음을 생각해 아무런 불만도 없이 김밥을 먹었다.

그러던 중 어머니는 놀라운 이야기를 아들에게 털어놓았다.

어머니가 면회를 오는 길에 소매치기를 당하는 바람에 가진 돈을 모두 잃게 된 것이었다.

어떻게든 아들을 찾아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장애가 있었던 탓에 사람들과 제대로 의사 소통하기도 힘들었다.

결국 돈이 없었던 어머니는 어렵게 길을 물으며 걸어서 아들이 있는 곳까지 오게 됐다. 그래서 어머니는 다음 날 아침이 돼서야 아들을 찾아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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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김밥이 상했던 거구나”

그제야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은 미안함, 고마움에 눈물을 펑펑 흘렸다. 면회 당일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어머니를 탓했던 자신도 너무 미웠다.

훈련소 교관은 어머니의 안타까운 사정을 고려해 특별히 경찰 학교에서 하룻밤 지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렇게 어머니와 함께 하룻밤을 보내게 된 주인공. 다음 날 아침에는 더욱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주인공의 어머니가 차비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훈련소 교관과 동기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어머니에게 전한 것이었다. 300만원이 넘는 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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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의 주인공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 일만 생각하면 코 끝이 찡하다고 고백했다.

자식을 위하는 어머니의 마음, 어머니를 위해 도움의 손길을 건넸던 훈련소 교관과 동기들. 그 따뜻함과 감동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