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 관광객 말만 듣고 항의하다 영상 공개돼 망신

By 이 충민

“스웨덴 경찰로부터 가혹한 대우를 받았다”는 중국인 관광객의 말만 믿고 스웨덴에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던 중국 정부가 진상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망신을 당했다.

지난 2일 새벽 스톡홀름의 한 호스텔에 도착한 중국인 쩡(曾)씨의 고발에서 시작됐다.

그는 “노부모를 모시고 있어 로비 소파에서 좀 쉬겠다고 했는데 호텔 측이 경찰을 불렀다”며 “경찰이 완력으로 노부모를 끌어내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묘지 앞에 내팽개쳤다”다. 그는 그러면서 길바닥에 누운 아버지, 그 곁에 주저앉아 우는 어머니의 모습을 위챗(중국판 카톡)에 올렸다.

유튜브 캡처

이에 스톡홀름 주재 중국 대사관은 지난 14일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며 “중국 대사관과 외교부는 스웨덴 정부에 엄중 항의하고 진상 조사를 거쳐 정씨 가족에게 사과와 보상을 할 것을 촉구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평소 과격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왔던 환구시보 등도 “이런 냉혈적이고 잔인한 대우가 노벨의 고향이자 걸핏하면 중국 인권을 입에 올리는 유럽의 복지국가의 국격인가”라고 비판에 나섰다.

유튜브 캡처

하지만 스웨덴 매체들이 취재한 목격자의 진술과 경찰 조사는 완전히 달랐다.

체크인 시각은 오후 2시였으나 쩡씨 가족은 자정을 막 넘긴 시각 호텔로 와서 “돈을 낼 테니 소파에서 자겠다”며 생떼를 썼다. 이들은 호텔 앞에서도 울며불며 소란을 피웠고 경찰은 할 수 없이 투숙객과 주민의 피해를 막기 위해 차로 8분 떨어진 24시간 개방 교회에 정씨 일행을 내려놓았다. 묘지는 그 옆에 있었던 것.

공개된 동영상에서는 스웨덴 여경이 손을 대지도 않았는데 쩡씨가 길바닥에 뒹굴며 “(스웨덴 경찰이) 사람을 죽이려 한다”며 고함을 쳤다.

그러나 환구시보는 16일 자에서 “그들이 스웨덴 경찰에 어떤 행동을 했든 낯선 곳에 이들을 내려놓고 떠나버리는 등의 행동은 무책임하고 인도주의에 어긋난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한편 스웨덴 검찰은 지난 7일 발표한 성명에서 “경찰에 의한 범죄 행위가 없다”며 “어떠한 수사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기로 밝혀진 쩡씨의 넘어지는 장면(유튜브 캡처)

한편 이들 관광객은 이 사건 이후에도 익살스러운 관광 사진을 올려 중국 네티즌들에게  “이들 일가족은 연기가 몸에 밴 것 같은데” “사진들을 보니 연기를 보통 잘하는게 아니야”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

(이미지=유튜브 ‘中国游客在瑞典2’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