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논란’ 고려대 사과에도 中 “사과 같지 않아” 비판

By 이 충민

고려대학교가 교내행사 중 티베트와 대만, 홍콩을 독립된 국가로 소개했다는 비난이 중국에서 이는 가운데 고려대가 사과를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중국 환구시보가 또다시 비판에 나섰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7일 고려대 글로벌서비스센터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지난 16일 발표한 사과 입장문을 자세히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해당 행사가 국가 단위로 부스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별 혹은 문화권별 음식이나 의상 등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티베트 부스를 독립 운영한 것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고려대가 밝혔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중국과 티베트뿐 아니라 미국 지역 역시 이색적인 문화를 가진 하와이를 따로 분리해 부스를 운영하고, 한중 수교 이래 고려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해 왔다는 입장문 전체를 소개했다.

그러나 신문은 고려대 입장문을 읽은 중국 유학생들이 “사과 같지 않다”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 있는 중국 유학생과 학자들의 연합체인 전한(全韓)중국유학생·학자연합회가 지난 15일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고려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침해했다는 비판 성명을 냈다고 전했다.

또 학자연합회를 인용해 중국 본토 출신 학생들에게만 사과문을 전달하고 홍콩과 대만 학생들에게는 전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가 보도한 전한중국유학생·학자연합회 비판 성명(환구시보 캡처)

중국 네티즌들도 환구시보의 댓글 창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을 통해 고려대의 이번 행사 운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디 ‘창랑'(changlang)이란 네티즌은 “(고려대 입장문은) 근본적으로 사과가 아니다”라며 “서구 매체들처럼 헛소문을 낸 뒤 들통이 나자 피해자인 척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압박감에 마지못해서 하는 사과는 뼛속 깊이 새겨진 사악함을 뿌리 뽑지 못한다”면서 “사안 자체가 악의적인 부분이 있고, 객관적으로도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앞서 고려대 내 유학생을 돕는 한 동아리가 지난 14일 ‘인터내셔널 스튜던트 페스티벌’ 행사에서 한 부스에 ‘티베트와 인도’라는 이름을 나란히 달고 티베트기(旗)를 걸어둔 것이 알려지면서 중국 유학생과 네티즌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