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전쟁 실패론 솔솔…”빨리 트럼프에 패배 인정해야”

By 이 충민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에게 패배를 인정하고 무역 전쟁 손실을 줄여야 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는 10일 이 같은 제목의 기고문이 올라왔다.

중국이 미국을 향해 제시할 수 있는 관세 보복 카드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고 기존에 제시한 카드들도 효과를 못보고 있다고 주장하는 중국 내 전문가 쉬이미아오(Xu Yimiao) 연구원의 글이다.

결사항전의 의지로 미국에 맞서겠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과 달리 내부에서는 이미 패배를 인정해야 하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는 것.

실제로 현재 중국 내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미국, 유럽발 투자 규제가 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심각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쉬 연구원은 먼저 “이제 중국이 내놓을 수 있는 보복 카드가 한계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이 160억달러 미국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 보복을 하겠다고 밝히고 600억달러 규모 수입품에 추가적으로 차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지만 큰 의미는 없다는 것.

SCMP 캡처

그는 또 “중국은 대응책으로 유럽 등과 힘을 합치려고 노력해왔지만 이 역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은 이미 지적재산권 등 문제로 중국과 손을 잡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유럽연합 자문기구인 유럽경제사회위원회의 루카 자히에르 대표는 지난달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유럽연합은 중국과 힘을 합쳐 미국에 대항할 생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쉬 연구원은 “중국 내 학계, 싱크탱크, 금융산업계 등 각 분야에서는 중국이 지난 40년간 개혁개방을 통해 얻은 것들은 미국 및 그 동맹국들과 함께 발을 맞췄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외친 중국의 전략은 분명히 실패했고 오히려 미중 갈등만 심화시켰다”고 지적하며 “미국이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중국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해 자존심을 삼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계속 강경 입장만 고수한다면 결국 우리만 다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