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산업, 중국에 목소리 못내는 이유? (특별보도 2편)

특별 보도 1편에서는 독일 자동차 산업이 중국의 인권 침해 실상에 입을 다문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인권 침해가 심각한 곳에 투자하기도 했는데요.

2편에서는 자동차 산업이 중국에 왜 목소리를 내지 못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 중국연구소 주이 교수가 해당 주제를 짚었습니다. 그녀는 ‘중국 의존’ 내러티브를 이유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독일은 중국에 얼마나 의존하는가?”라는 연구 논문에서 그녀는 “절망적인 사실로 보여지며, 인권 문제에 대한 정부와 대기업의 변명으로 제시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해당 내러티브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먼저 업계 지도자들이 중국과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살펴보겠습니다.

1부에서 ‘독일 자동차 산업의 대부’로 불리는 업계 전문가가 중국 국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공급망 철회를 반대한 내용을 다뤘습니다.

그는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실패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자동차 제조업체가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중국 관영매체 인민일보에 “미국 철수는 가능해도 중국에서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는 “미국이 혼란에 빠지고 있는 반면 중국은 미래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중국 일대일로 발전으로 중국과 유럽 간 연결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믿는다고 발언했습니다.

마찬가지로 2019년, 독일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 CEO는 “폭스바겐이 점점 더 중국화되고 있다”라며 “폭스바겐의 미래는 중국에 달렸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하면 독일 엔지니어와 개발자 2천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현지 언론에 전했습니다.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하면 다음날 독일 엔지니어 개발자 만 명 중 2천명이 일자리를 잃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 독일 자동차 산업이 중국에서 이익을 얻었는지는 질문을 던져봐야 합니다.

2012년 폭스바겐의 중국사업부 부사장 장수신은 “우리가 벌어들인 돈은 단지 서류 상에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폭스바겐이 배당금을 받기 시작한 지는 불과 몇년 지나지 않았다.  4~5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배당금을 받지 못했다. 거의 모든 수익은 현지에서 재투자하는 데 사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2018년 폭스바겐 이사회 위원의 성명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는 “폭스바겐이 중국에 투자한 40억 유로는 전적으로 중국 사업에서 나왔다”라고 말했는데요.

중국의 자본 통제 정책이 더욱 엄격해짐에 따라 외국 투자자들은 중국에서 이익을 내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단기 투기 자본 흐름’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올 5월 폭스바겐은 중국 합작 투자를 늘리기로 결정하며 중국 전기 자동차산업에 20억달러를 추가로 쏟아부었습니다.

폭스바겐 중국 사업 본부장은 “이는 폭스바겐이 중국 시장에서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과 중국과의 관계가 유럽과 중국의 무역 관계를 대표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중국 의존 내러티브’가 부풀려졌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독일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입니다. 네덜란드와 미국이 그 뒤를 잇는데요.

하지만 주이 박사는 논문에서 독일과 주변 4개국 간 무역량이 대중국 무역량의 1.5배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주이 박사는 “독일 기업들은 독일 경제가 이웃나라들에 의존하니, 정부가 이웃 나라의 난민이나 기타 문제를 비판하는 것을 조심해야한다고 주장한 적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2018년, 독일이 유럽연합에 상품을 수출한 규모는 중국에 수출한 규모보다 7배 더 많았습니다.

또한, 2019년 말 독일경제연구소 보고서는 “중국에 있는 독일 대기업의 높은 매출액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상황을 왜곡시킨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총 경제 부가가치의 97% 이상이 중국 수출과 관련이 없다”며 “중국이 없었어도 독일의 경제 성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 수출에 의존하는 것은 전반적으로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거대한 중국 시장에 대한 탐욕과 중국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는 두려움입니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무역 교역국으로 올해 6월, 호주의 대중국 수출은 전체 수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호주는 이제 중국 정권의 홍콩 탄압, 팬데믹에 대한 책임 그리고 호주 정치를 침투한 중국에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 정부 침략에 대응해 인도-태평양 동맹국들과 동맹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두려움과 탐욕’으로부터 벗어난 호주. 독일이 같은 행보를 보일지는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