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중국 광고, 광고가 목적이 아니다?

By 김 나현_J

러시아 월드컵 경기를 보다보면 경기장 주변 중국어 스폰서 광고가 자주 눈에 띤다.

이번 월드컵 20개 후원 업체 중 완다(萬達), 멍뉴(蒙牛) 등 7개가 중국 업체로 알려졌다.

그런데 수상한 점이 있다. 중국팀이 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은 왜 중국어 광고를 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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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 개척이 목적이라면 영어로 하면 되지만 중문을 내세웠다.

독일 슈피겔 등 외신들은, 이 광고들은 경제적으로 봤을 때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며 정치적 선전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월드컵에 중문 광고를 냄으로써 중국인들로 하여금 자국 상품에 자부심을 느끼게고 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중국 당국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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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뉴는 지난 2008년 전세계에 충격을 준 ‘멜라민 우유’ 파동 당시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업체로, 월드컵 광고 방식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정부에도 협력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렸을 가능성이 크다.

‘축구굴기’를 선언하고도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한 중국은 이번에 광고뿐만 아니라 ‘대표팀 빼고는 모두 갔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다양한 방식으로 자존심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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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페이스북에 ‘중국팀 월드컵 진출 실패를 안타까워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압도적인 중국 광고를 보게 될 것’이라는 영문 게시물을 게재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업체들이 러시아 월드컵에 대거 광고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경제적 실력도 있겠지만 국제축구연맹의 부패 스캔들로 단골 서구 업체들이 뒤로 물러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