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게 진짜 에펠탑일까요?”

By 이 충민

중국 남부 저장성 항저우 인근에는 ‘프랑스 파리’가 있다. 톈두청(天都城)이라는 이 도시에는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이 서 있는데, 비록 높이는 실제 에펠탑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멀리서 보면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똑같다.

왼쪽이 가짜 에펠탑(Francois Prost)

톈두청 시내의 모든 건물은 파리의 전통 건물을 그대로 모방했다. 샹제리제 거리와 마르스 광장도 만들었다. 인공 호수도 팠고, 그 가장자리에는 샹보르 성과 베르사이유 정원도 세웠다.

왼쪽이 가짜 파리다(Francois Prost)
Francois Prost
Francois Prost
Francois Prost
Francois Prost

하지만 이 호화스런 거리를 구경하는 사람들은 하루 몇 십 명밖에 없다. 당시 프로젝트는 10만 명 거주를 계획했으나 현재 거주자 수 2천 명 밖에 되지 않는 ‘귀신 도시’로 전락했다.

whenonearth.net

중국의 모방 기술이 가전제품이나 스마트 기기는 물론 세계 유명 도시와 랜드마크까지 번지고 있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10여 년 전부터 여러 도시에 세계 유명 랜드마크를 복사한 듯 똑같은 건축물들을 세우기 시작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는 중국 남부 쑤저우에 셰익스피어의 고향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다.

쑤저우 지방정부 관계자는 런던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인 타워브릿지를 포함해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스트라트포드 어폰 에이번(Stratford-upon-Avon)을 고스란히 복제할 것이며, 이는 중국 내 그 어떤 ‘복제품’보다 더욱 정교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복제도시(whenonearth.net)

광둥성 후이저우에 무려 10억 위안(한화 1637억 9000만원)을 들여 조성한 오스트리아 할슈타트와 랴오닝성 다롄에 세운 이탈리아 베니스, 쓰촨성 청두에 세운 영국 도체스터 등 사진만으로는 차이점을 찾기가 어려운 복제 도시들이 들어서 있다.

톈진에 위치한 이탈리아 피렌체 복제도시(whenonearth.net)
푸둥에 위치한 네덜란드 마을(whenonearth.net)

중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쏟아 이러한 ‘복제 도시’를 건설하는 이유는 중국인들의 국내 여행을 독려하고 내수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라고 한다.

중국 공안부에 따르면 현재 중국 국민 중 해외여행이 가능한 여권을 보유한 사람은 전체의 8.7%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