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용역업체 직원 단속에 흉기 휘둘러 살해한 노점상 논란

By 란 리나

지난 21일 중국 광둥성 푸단시의 한 주택가. 붉은 셔츠를 입은 남성이 부리나케 달려가 길가에 쓰러져 있던 제복차림 남성을 흉기로 내리쳤다.

공격당한 남성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고, 주변에서는 제복을 입은 또 다른 남성이 겁에 질려 뒷걸음질을 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흉기를 휘두른 이는 두부요리를 파는 노점상이었다.

그는 왜 이런 참혹한 살인을 저질렀을까?

사망자는 제복 차림이지만 공안이 아니라 노점상을 단속하는 ‘청관협조원’으로 지방정부에서 채용한 용역업체 직원이다.

청관은 도시관리를 맡은 법 집행기관이지만, 실제 단속은 실제 단속은 청관협조원이 담당하는데 이들은 저학력자나 ‘힘쓰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과잉단속으로 자주 물의를 빚으면서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용역깡패”로 악명이 높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청관협조원에게 폭행당해 노점상이 죽거나 다쳤다는 사고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 사건은 주로 가해자였던 청관협조원이 오히려 피해자되면서 화제와 논란이 된 모양새다.

목격자에 따르면, 해당 노점상은 팔고 남은 음식을 아파트 청소원들에게 나눠주고 귀가하려는 참에 청관협조원 2명에게 붙들렸다.

협조원들은 노점상을 차로 밀치며 막아섰고 셋 사이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오가던 끝에 격분한 노점상이 살인을 저질렀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노점상에 대한 질타와 함께 중국 정부와 집권 공산당의 폭압적 통치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결국 법 집행에 불법 폭력을 휘두른 용역업체 직원을 내세운 정책이 근본적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해당 사건을 전한 트위터 댓글에도 “사회관리를 위해 법이 아니라 깡패를 동원한 공산당” “가난한 소시민은 먹고살기 위해 발버둥 칠 뿐” 등의 내용이 달렸다.

쓰러진 사람을 내리쳐 살해한 참혹한 범죄, 정부와 공산당의 억압을 먼저 지적하는 여론.

이번 사건은 복잡한 중국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