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난리난 초등학교 수학문제 “동생이 10살이면 형은 몇살일까”

By 남창희

“올해 동생이 10살이라면, 나이 차가 많이 나는 형은 몇살일까요?”

중국 항저우의 한 초등학교 수학문제가 중국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사지선다로 출제된 이 문제의 보기로는 ①60세 ②18세 ③12세 ④9세 등이 주어졌다.

이 문제에 이의를 제기한 한 학부모는 자신을 대학교수라고 소개하며 “동료교수와 아무리 생각해봐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나이 차가 많다고 했으니 답은 ‘①번 60세’다. 그런데 학교측이 밝힌 정답은 ‘②번 18세’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왜 ‘18세’가 답인지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문제가 실린 수업교제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

논란이 확산되면서 언론도 취재에 나섰다. 첸장완바오 등 현지신문은 “1학년 수학시험에 나온 문제이며, ‘60세’라고 답한 1학년생은 약 1/3”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신문은 “초등학교 교사들에게 물어본 결과, 다들 정답은 ‘18세’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항저우의 한 초등학교 수학교사는 “아이들은 ‘나이 차가 많다’는 조건 때문에 60세라고 답하지만, ‘형’이라는 조건을 생각하지 못했다”며 “18세가 맞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많다’는 개념을 이해하고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배우도록 하는 문제”라고 부연했다.

기사와 직접 관련없는 자료사진 /픽사베이

실제로 지역언론은 “‘60세’라고 답한 아이들에게 형(오빠)이 몇살이냐고 물었으며, 대부분 아이들은 60세라면 형(오빠)은 아니고 할아버지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항저우의 또다른 수학교사 역시 “크다, 작다는 개념은 상대적이다. 따라서 문제에 주어진 조건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 단지 ‘나이 차가 많다’고만 했으면 60세가 정답이었겠지만, ‘나이차가 많은 형’이라면 당연히 18세가 답이다” 라고 출제자를 옹호했다.

이러한 교사들의 설명이 전해지자, 당초 문제를 제기했던 대학교수들은 “논리적으로는 답이 18세라고 볼 수 있지만 과학기술의 발달을 무시한 문제”라며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은 첫아들을 1958년에 낳았지만 막내딸은 2003년에 낳았다”고 반박했다.

중국의 한 농촌지역 초등학교 수업장면 /바이두

루퍼트 머독은 정자를 냉동보관했다가 1999년 세번째 부인과 사이에서 두 딸을 낳은 바 있다.

이밖에 “나이차가 많더라도 아이들과 마음으로 친해지는 사람도 있다. 60세 형도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하지만, 웨이보 등 중국 SNS에서는 ‘쇠뿔 끝을 파고든다(너무 사소한 트집)’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네티즌들은 “실생활에서 학생들의 이해를 알아보는 문제였다는 교사들의 설명에 공감이 간다” “주변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18세라고 답했다” “상식적인 수준을 다루는 문제인데 극단적인 사례로 반박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는 댓글을 달았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한 중국의 산부인과 의사는 “아이들을 낳을 때는 산모의 건강을 고려해 2~3세 차이를 두고 낳는 것이 좋다”며 “문제에 등장한 동생에게 가장 적합한 나이차의 형제는 12~13세 정도의 형(오빠)”라는 조언을 남겨 웃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