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 실종으로 장웨이제 ‘인체의 신비전 사건’ 재점화

By 이 충민

중국 배우 판빙빙(36)을 둘러싼 망명설, 감금설, 실종설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아나운서 장웨이제 실종 사건도 덩달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일 대만 현지 매체들은 “판빙빙이 현재 감금된 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소식을 입수했다. 판빙빙은 참혹한 상태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고 중국 고위급 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판빙빙은 6월 중국 국영방송 CCTV 앵커 출신 추이융위안의 폭로로 가택연금 된 상태로 탈세 혐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3개월 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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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90년대 중국 다롄 방송국의 유명 여성 아나운서 장웨이제가 갑자기 모습을 감춘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장웨이제는 임신 8개월 중이던 지난 1998년 돌연 사라졌으나 가까운 주변 사람들조차 그녀의 종적을 알지 못해 사람들의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더했다.

행방에 대한 무성한 추측이 난무했지만 그녀는 끝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그렇게 사건은 잠잠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2012년 ‘인체의 신비전’을 관람한 한 중국인이 “임산부 표본이 장웨이제와 닮았다”는 의혹을 제기해 파문이 일었다.

임산부 표본은 ‘인체의 신비전’의 여러 표본 중에서도 큰 논란이 됐던 표본이다.

논란의 쟁점은 이렇다. 임신 중 사망한 딸 혹은 아내를 어느 유족이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만드는 데 동의했겠느냐는 것이다.

인체의 신비전을 표본을 만드는 해부학자 군터 폰 하겐스는 “유족에게서 기증받았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 표본이 실종된 장웨이제와 닮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언론사들은 해당 인체 표본의 이목구비 비율과 발사이즈 등을 측정해 장웨이제와 비교했고, 매우 유사하다는 공통된 결론을 내렸다.

해당 표본 배속의 태아가 임신 8개월 상태라는 점 역시 임신 8개월 중에 실종된 장웨이제와 공통점이었다.

장웨이제는 실종 당시 다롄시 시장인 보시라이와 내연관계였으며, 시장의 부인 구카이라이는 장웨이제를 매우 적대시했다.

게다가 인체의 신비전 표본을 제작하는 회사가 다롄에 있었으며, 이 회사의 총 책임자가 보시라이 부인이었다는 점이다.

이 공장에서 일한 한 남성이 장웨이제의 시신을 받았다는 증언까지 나오면서 임산부 표본이 장웨이제라는 의혹은 거의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인체 표본 제조사 대표 하겐스가 시신의 출처를 밝히는 것을 거부하면서 사건은 지금까지 미제로 남아 있다.

다롄에 인체 표본 제조시설이 들어선 것은 1999년으로, 이 시기는 중국의 대대적인 인권탄압 사건과 맞물려 대량의 시신이 발생했다.

인권탄압의 주 대상은 중국의 기공 수련단체인 파룬궁으로, 당시 다롄 시장이었던 보시라이는 사형이나 감옥내 가혹행위 과정에서 숨진 파룬궁 수련자의 시신을 제공받는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은 자명하다.

실제로 보시라이는 해외 인권단체들에 의해 파룬궁 탄압에 가장 주도적인 인물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한편, 보시라이와 구카이라이 부부는 나란히 감옥에서 복역 중이다.

구카이라이는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해 사형 집행유예 중이며, 보시라이는 거액의 부패 혐의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이미지=KBS ‘차트틑 달리는 남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