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禁聞] 베이징, 홍콩의 렁춘잉에 대해 상이한 입장

【禁聞】香港立法會選舉 中共替建制派拉票

 

[앵커]

홍콩 제 6기 입법의회(국회) 선거가 9월 4일 실시됩니다. 이번 선거의 유권자 수는 약 377만 명으로, 지난 선거에 비해 30만 명 정도가 많습니다. 선거가 임박하자 베이징 측이 홍콩 건제파(建制派·​친중국파) 후보자를 지원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기자]

홍콩 입법의회 선거 분위기가 격렬해지는 가운데 각 파 후보들은 고득표 당선을 기대하며 혼신의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베이징 측이 선거에 손을 쓰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홍콩 애플 데일리에 따르면 통전부(통일전선부) 당국자들은 홍콩에 친척이 있는 중국인들을 찾아다니며 건제파에 투표하도록 친척을 설득하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보도는 통전부가 제시한 후보 안내에는 모두 홍콩연락사무실(중앙인민정부 주홍콩특별행정구 연락사무실)이 지지하는 후보자 혹은 건제파 후보자뿐이었고 통전부 관계자들은 홍콩의 친척을 건제파에 투표하도록 설득하는 데 성공하면 선물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친척의 연락을 받은 한 홍콩인은 통전부가 친척에 대한 상세 자료를 가지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압력에 굴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량궈슝(梁國雄), 홍콩 입법의회 의원]

“우리 선거구의 한 푸젠(福建) 사람은 푸젠의 여러 곳에서 선거운동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는 우리 선거구에 있는 향우회 소속이었습니다. 향우회가 있은지는 매우 오래됐지만 예전에는 이런 전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 거리낌 없이 전화를 걸어댑니다.”

 

홍콩대학 법률과 부교수 다이야오팅(戴耀廷)은 베이징 당국이 줄곧 온갖 방법으로 홍콩의 정국에 간섭했다며, 이번 일은 그들이 홍콩의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강력하고 유력한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수 년 전 성범죄 추문에 휩싸였던 강댜오(港島)구 후보자인 홍콩TV 주석 왕웨이지(王維基)는 선거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친 중국 신문에 수모를 당했습니다.

 

[단중셰(單仲偕), 홍콩 입법의회 의원]

“그래서 저는 홍콩 선거가 갈수록 암담해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째로 이 보도는 문제가 있는데, 왜냐하면 아무 이름도 없고 당사자도 없이 단지 떠도는 소문만 가지고 톱뉴스로 올렸기 때문입니다. 이는 명명백백한 억압입니다.”

 

출마하면서부터 렁춘잉 연임 거부를 주장해 당선된 바 있는 홍콩TV 주석 왕웨이지는 8월 30일, 렁춘잉과 가까운 싱다오일보(星島日報)에 의해 성폭행 혐의자로 톱뉴스 보도됐습니다. 이에 대해 왕웨이지는 렁춘잉의 ‘먹칠공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터무니없는 기사라고 항변했습니다. 

 

한편 엉뚱하게도, 또 하나의 친중공 언론인 청바오(成報)는 보기 드물게 1면 평론에서 렁춘잉이 지난 4년 동안 ‘홍콩 독립’ 경향을 과장해 왔다고 맹비난했습니다. 그가 홍콩연락사무실과 함께 홍콩 독립을 과대포장 시킨 것은 이듬해 특별행정구 장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입니다. 정국이 혼란할수록 연임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평론가는 “바로 그가 헛소문을 퍼뜨렸고, 연락사무실의 지휘봉 아래 극좌 단체와 좌파 언론이 여론을 만들어 허세를 부린 것이다.”라고 평했습니다.

 

[량궈슝(梁國雄), 홍콩 입법의회 의원]

“이게 아주 복잡하죠. 왜냐하면 중공의 내부에 다툼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거에는 공개적으로 반대파에게 먹칠을 하는 것 외에도, 내부적으로도 다툼이 있어서 보시다시피 홍콩연락사무소가 밀어도 반드시 건제파 내부에서 환영을 받지는 못합니다.”

 

홍콩 시사평론가 청샹(程翔)은 BBC 중국어 사이트 기자에게 친베이징 신문이 공개적으로 렁춘잉과 홍콩연락사무실을 비판한 것은 실로 보기 드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공 중앙은 렁춘잉이 연임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서 만약 어떤 사람이 렁춘잉을 물리치더라도 중앙은 기꺼이 렁춘잉의 사임을 보고만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8월 30일, 홍콩 공무원사무국 국장 장윈정(張雲正)은 전체 공무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마음에 두고 있는 후보자에게 투표하라고 호소했습니다. 그의 행동에 대해 외부 세계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들을 친중공 건제파에 투표하도록 압박했다고 본 것입니다.

 

취재 천한 / 편집 황이메이(黃億美) / 후반제작 중위안(鍾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