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소련 되나” 러시아-벨라루스 ‘국가통합’ 한다

By 윤승화

러시아가 인근 동유럽 국가인 벨라루스와 국가 통합(Union state)한다.

지난 9일(현지 시간) 러시아 현지 언론 ‘타스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8개에 달하는 합병 프로그램 시행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앞서 별도의 연합국가 창설 조약을 체결한 뒤로 본격적으로 국가통합을 논의하게 된 것.

이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경제 분야에서의 양국 법률 단일화, 금융·에너지 시장 조성, 국가결제시스템 단일화, 공통의 통화신용정책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오는 2023년 12월까지 단일 가스시장과 석유 및 단일전력시장 창설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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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의 경제 통합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정치적 통합은 추후 여건에 맞게 검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우리가 함께 가야 더 선진화된 국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벨라루스는 1991년 구소련이 해체하면서 독립한 국가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1999년부터 집권한 장기 집권 독재자로, 친러시아 성향이다.

이에 서방 세계의 제재가 벨라루스를 압박하는 한편 벨라루스 국민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펼치자 벨라루스는 러시아와의 국가 통합 논의를 본격화했다.

러시아는 이 같은 벨라루스의 상황을 활용해 양국 간 정치적 통합을 가속하기 위한 방안으로 벨라루스 정부에 더 많은 정치적 통제권을 러시아에 넘겨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방 협력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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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3일(현지 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벨라루스와의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참관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양국 영토 등 유럽과의 국경에서 주로 진행되는 이번 훈련은 병력 20만명, 탱크 300여대가 투입됐다.

외신은 “러시아는 이 훈련을 명분으로 유럽과의 국경선에 국방력을 증강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인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들은 해당 훈련이 유럽에 대한 위협적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폴란드 외교부는 “우리를 비롯해 나토 회원국은 전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또한 사실상 3면이 러시아에 포위된 상황에 처하면서, 유럽에서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국가통합을 유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