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99%가 중국산” 베트남서 적발된 ‘짝퉁 한국매장’ 무무소

한국매장인 것처럼 꾸며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동과 남미, 러시아 등지에서도 버젓이 영업하는 중국 생활용품 유통업 브랜드 ‘무무소'(MUMUSO)가 베트남에서 대대적인 단속에 걸렸다.

‘무궁생활’이라는 한글 상표와 한국을 뜻하는 영문 ‘KOREA’나 ‘Kr’을 함께 쓰는 무무소는 하노이와 호찌민 등 베트남에만 27개 매장이 있다.

매장 측은 종일 한국 아이돌 가수의 음악을 틀어놓으며 어설픈 한국어가 적힌 중국산 저가제품들을 대거 팔고 있다.

한국 기업인 것처럼 .kr을 간판에 넣은 무무소(무무소 페이스북 캡처)

베트남 사회 저변에 짙게 깔린 반중국 감정을 비껴가면서 한류를 타고 형성된 한국 제품에 대한 인기를 활용해 잇속을 챙기려는 수법으로 보인다.

14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2016년부터 올해 5월까지 무무소가 베트남에서 판매한 2천273가지 상품을 조사한 결과 99.3%인 2천257가지가 중국에서 수입됐고, 한국에서 수입한 것은 전혀 없었다고 13일 밝혔다.

또 ‘MUMUSO.kr’이라는 상표를 한국 특허청에 등록했지만, 사용권이 ‘무무소 상하이’에 위임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한복을 입고 고객을 맞고 있다.(무무소 홈페이지 캡쳐)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그러면서 무무소가 소비자에게 충분하지 않거나 정확하지 않은 식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관련 법을 위반한 징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히 매장 간판과 상품 가방 등에 ‘KOREA’를 넣어 소비자들이 한국 브랜드로 착각하도록 하는 등 경쟁법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당국은 이어 무무소가 한국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시도했지만 이를 입증할 서류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측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국기를 사용한 무무소. (무무소 홈페이지 캡쳐)

무무소는 또 제품의 수입 서류와 설명서 내용이 일치하지 않아 제품 표시 규정도 위반했다.

당국은 애초 상품설명서와 베트남어로 된 보조 상품설명서에 성분을 다르게 표기한 화장품 2종류를 무무소 매장에서 철수하도록 하고 6가지 화장품에 대한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무무소에서 판매하는 알로에 베라 수딩젤(왼쪽)과 네이처리퍼블릭의 알로에 베라 수딩젤(오른쪽). (각 페이스북 및 홈페이지)

무무소는 이와 함께 웹사이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등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하고 영업점 위치를 등록하지 않는 등 다수 위법행위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보건부, 하노이·호찌민시 시장관리국과 공동으로 조사팀을 꾸려 이같이 단속하고 관련 법에 따라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서 한국매장처럼 꾸며 성업 중인 중국계 매장들(연합뉴스)

베트남에는 일라휘(ilahui), 미니굿(Mini Good) 등 무무소처럼 한국매장인 것처럼 꾸며 영업 중인 중국계 매장이 40여 개 더 있어 당국이 단속을 확대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