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일대일로가 현대판 실크로드?…”정화가 발끈할 소리”

중국 정권은 일대일로가 고대 실크로드가 부활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를 중공의 공산주의 확장 계획으로 보고 있죠. 실크로드와 일대일로는 어떤 관계일까요?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은 세계 각국과 교역과 문화 교류를 활발히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시진핑의 일대일로도 고대 실크로드의 지혜를 이어 받은 걸까요? 아니면 전통 중국 가치와 정반대의 공산주의 이념을 수출하기 위해 실크로드의 탈을 쓴 걸까요? 

이를 알기 위해 먼저 고대 중국인이 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고대 중국을 이끌었던 주류 사상은 유교와 도교입니다. 

양대 사상을 대표하는 사상가 공자와 노자는 대외 확장 정책을 어떻게 바라봤을까요?

노자는 ‘도덕경’에서 겸손과 포용을 강조했습니다. 

“대국은 마치 아래로 흐르는 하류지역과 같아, 천하의 모든 소국을 수용하는 중심이 된다.”

“대국은 사람들을 한데 모아 기르길 바라며, 소국은 대국에 들어가 그들을 섬기길 바란다. 두 나라는 서로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으니, 대국은 자신을 낮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

또 “대국과 성인은 다투지 않으므로, 아무도 그와 다툴 수 없다”고도 말했습니다. 

고대 중국인이 힘을 바라보는 시각은 한자에도 드러납니다. 

병사, 무사를 뜻하는 무(武)는 “멈추다”와 “침략자의 창”이라는 두 부분으로 구성됐습니다. 

중국 후한의 역사 기록서 ‘한서’에 따르면 한자 ‘무(武)’는 군대를 이용해 폭력과 혼돈, 싸움을 중지시킨다는 의미인데요. 백성들이 잔인한 행동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고대 중국에서 무예를 배운 학생들도 무술은 폭력을 멈추기 위함임을 가장 먼저 배웁니다.

다윈의 ‘적자생존’ 개념과 ‘뒤쳐지면 괴롭힘을 당한다’고 강조하는 중국공산당의 가르침은 일맥상통합니다.

하지만 맹자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그는 “천하에 도가 없으면, 소국은 대국에 복종하고, 약국이 강국에 복종한다”고 했고

“천하에 도가 있으면, 덕이 작은 나라가 덕이 많은 나라에 복종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무기와 장비가 예리하다고 천하를 위협할 수 있는 건 아니라며, 도를 얻은 자는 도와주는 이가 많고, 도를 잃은 자는 도와주는 이가 적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른 나라를 공격하거나 정복하는 나라는 반드시 도의 편에 서야한다고 믿었습니다.

중국 역사를 살펴보면, 황제들은 안전하고 번영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도를 실천했습니다.

예를 들어, 명나라 황제는 “먼 곳의 사람들에게 덕을 전파하고 교화시키기 위해” 유명한 무슬림 출신이자 해양 탐험가인 정화를 파견했습니다.

정화는 항해로 해상 실크로드를 개척했죠. 목적은 다른 해양 국가들과 무역을 재개해, 의약품, 말 등 주요 상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정화는 의사, 점성가, 지도 제작자 등 관료 600명과 함께 중국 동부에서 출발했습니다.

함대에는 쌀, 차, 청동 등의 물품이 가득 실렸습니다.

일곱 번에 걸친 항해 동안, 정화는 함대를 끌고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을 항해했습니다. 그는 아프리카 희망봉까지 항해하며 30여개 국가 및 지역을 거쳤는데요.

그는 현지인과 거래하며 그들에게 유교와 중국 서예를 소개했습니다.

위풍당당한 정화의 함대는 명실상부 최강의 해상국가를 상징했습니다.

가장 큰 선박은 배수량이 2만에서 3만톤에 달했습니다. 현대 미국 항공모함 배수량의 약 3분의 1에서 2분의 1에 달하며, 현대 중국 항공모함을 능가하는 규모입니다.

항해는 순조롭지만은 않았습니다. 정화는 몇 번 해적의 표적이 되기도 했고, 한번은 왕을 죽이려는 인도네시아 의붓 왕자의 반란에 개입해 왕자와 싸우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정화는 자신이 탐험한 지역을 중국의 식민지로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정화가 떠난 후에도 왕국들은 독립 국가로 남았습니다.

한 중국공산당 고문은 정화와 명나라가 힘을 이용해 인도양을 점령하고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았다고 한탄했습니다. 정화에게 그럴만한 힘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바로 여기서 고대 중국과 현대 중국 공산정권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중국이 강대국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닌, 중국이 힘을 이용해 선을 행했느냐, 악을 행했느냐의 문제입니다.

일대일로 정책에는 종종 공자학원 설립도 포함됩니다. 공자는 자애로운 통치로 알려졌지만, 중국공산당은 공자의 이름으로 공산주의 사상과 검열을 외국 캠퍼스에 수출합니다. 공산당은 공자학원을 중국 인권탄압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는 도구로 사용하죠.

전직 중국관료 출신 바오통은 자신은 공자를 스승으로 여기지만 공자학원 폐쇄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공자학원을 공자와 그의 사상을 망치는 도살장에 비유하며 공산주의의 산물일 뿐이라고 지적했죠.

정화와 실크로드를 내세우며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하는 중국 공산당. 그들이 실제로 자애로운 통치라는 전통 가치를 보급하는지, 아니면 검열과 부패 그리고 공산주의 사상을 수출하는지는 살펴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