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제2의 `쯔위 사태`로 곤욕

 

한국내 한 지하철 플랫폼에 게재된 우리카드 “자유로운 여행 카드” 광고.(웨이보 캡쳐)

 

우리은행이 서울 지하철에 설치한 신용카드 광고물에서 홍콩과 대만을 주권국가로 지칭해 중국에서 논란이 일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카드 광고물에는 중국·일본·대만·홍콩·마카오의 깃발이 등장하고 ‘아시아 5개국에서 언제나 환영받는 카드’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는 사실상 홍콩, 대만과 마카오 등을 중국과 대등한 국가로 나타낸 것이다.  

 

이 광고 사진이 지난 7일 중국 모바일 메신저 위챗, 웨이보 등을 통해 퍼지면서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반발이 일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에 대한 각종 비난 발언을 쏟아내면서 우리은행 카드 보이콧 운동을 벌이자고 제안하는가 하면 우리은행을 중국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의 ‘쯔위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중국과 다른 정치 체제를 운영하고 있는 대만과 홍콩의 분리 움직임은 중국 당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치 사안 중 하나다.

 

환구시보 등 중국 언론들까지 가세하면서 파장은 더 확산됐다. 일부 언론들은 사드 문제와 연결시켜 “중국에 보복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음모일지도 모른다.”며 분노를 부추겼다.   

 

우리은행은 이날 중국 웨이보 공식계정에 즉각 사과문을 제재하고 “유니온페이 한국지사에서 우리은행 및 우리카드의 사전 승인 없이 광고를 낸 사안으로 유니온페이 측에 항의했으며 광고는 모두 내릴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니온페이는 차이나 유니온페이(China UnionPay), 즉 중국은련(中国银联, 중국 카드사 연합체)의 국제업무를 전담하는 자회사다. 전세계 157개국에서 1,000여개 회원사가 가입해 활동하고 있으며 총 40여개국과 지역에서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사과문이 삭제되고 대신 “이번 사태는 우리은행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성명하는 바이며, 관련 조사는 진행 중”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오면서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해당 광고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이미 제기돼 폐기된 시안으로 유니온페이의 광고대행사가 광고안을 교체하는 공백 기간에 광고내용을 알리지 않고 마음대로 게재해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보내왔다”며 “현재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기사 : 대기원 시보

 

NTD 코리아 뉴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