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횡단하는 ‘오리 가족’을 지키기 위해 차량 통제까지 한 경찰

By 박 민주

주말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지난 12일 오후.

광주 광산구 임방울대로의 예고 없는 교통 통제에 운전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낼 만도 한데 오히려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도대체 어떤 사연일까?

다름 아닌 차량이 오가는 대로를 런웨이로 만든 주인공인 ‘청둥오리 가족’ 때문이었다.

광주 광산경찰서 제공 = 연합뉴스

13일 연합뉴스는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이사 가는 오리 가족의 사연을 전했다.

한 아파트 옥상에 둥지를 튼 어미 오리는 겨우내 키운 아기 오리들과 함께 새로운 둥지인 아파트 주변 하천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어미 오리가 뒤뚱뒤뚱 서툰 걸음마로 자신의 뒤꽁무니를 쫓는 아기 오리 14마리를 데리고 이사하는 일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아기 오리들은 제 키보다 높은 연석에서 뛰어내려 이른 더위에 달아오른 아스팔트 길을 걷는 것이 힘에 부치는지 어미에게서 뒤처지기도 했다.

광주 광산경찰서 제공 = 연합뉴스

그런데 왕복 10차선 도로에 다다른 오리 가족이 삼삼오오 떼를 지어 도로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위험천만한 작전을 개시하려고 할 때였다.

“어미 오리가 아기 오리들을 데리고 길을 건너고 있으니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어디선가 나타난 경찰이 도로를 지나는 차들을 수신호로 멈춰 세운 후 운전자들에게 오리 가족의 사정을 설명하며 양해를 구했다.

앞서 경찰과 주민들은 하천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아파트 옥상에 있던 오리 가족에게 탈출 통로를 마련해 옥상에서 지상으로 안전하게 내려오도록 했다.

오리 가족을 발견한 운전자들은 차량을 멈추고 비상등을 켠 채 그들이 무사히 무단 횡단(?)을 마칠 수 있도록 기다렸다.

광주 광산경찰서 제공 = 연합뉴스

마침내 오리 가족의 험난한 여정은 경찰을 비롯한 여러 사람의 응원 속에서 약 10시간 만에 그렇게 끝이 났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귀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 “눈물이 나네. 정말 감동적이야ㅠ” “여러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