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몰랐냐” 경비원에게 폭언·욕설한 노조 지부장

By 김규리

노조 지부장이 출근길에 경비원이 자신을 못 알아본다는 이유로 막말과 욕설을 해 물의를 빚었다.

한국노총 전국공공산업노조연맹에 따르면 민주노총 발전노조 동서발전 울산화력지부장 이모(51)씨는 지난 5일 오후 4시쯤 울산화력발전소 경비초소를 찾아가 경비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했다.

이씨는 당일 오전 직장인 울산화력발전소에 출근할 때 경비원들이 신원 확인을 요구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이런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비원에게 반말을 하며 “커피 한 잔 줘” “몇 살이야?” 등의 요구와 질문 등을 하며 10여분간 폭언과 욕설을 했다.

동서발전 울산화력본부 /연합뉴스

또 경비반장에게 “내 얼굴 몰랐냐” “그렇게 유도리(융통성)가 없느냐”며 다그치기도 했다.

이 발전소는 3천 메가와트(㎿) 규모로 국가보안등급 나급 국가 중요시설로 분류돼 신원확인을 거쳐야 출입이 가능하다. 경비원들은 출입하는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민주노총 관계자에 따르면, 논란이 커지자 문제의 노조지부장은 이튿날 경비원을 찾아가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화력발전소는 민주노총 소속 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노조 등 정규직 복수노조가 있다.

연합뉴스

폭언을 당한 자회사 비정규직 경비원들은 한국노총 소속으로, 전국공공산업노조연맹은 “정규직 노조지부장이란 지위를 이용해 전형적인 갑질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겉과 속이 다르다. 지금이라도 진정성있는 공개 사과 등을 해 자회사직원에 대한 갑질 행위가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다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