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아이스크림 녹자 직접 골라 사다준 택배 기사’

By 이 충민

지난 9일, 한 네티즌이 훈훈한 택배 기사를 만난 이야기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했다.

이 네티즌은 온라인으로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면 저렴하다는 사실을 듣고 한번 시도해봤다.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도 배송이 되지 않아 의아하게 생각하던 중이었다.

마침내 3일째 비가 오는 날 주문한 택배가 도착했다. 네티즌은 “현관 열고 보니, 40대 피부 거뭇한 아저씨가 스티로폼 택배 박스를 안고 서 계셨어요”라고 전했다.

택배 기사는 “저기, 죄송한데요”라고 말을 꺼내며 원래 일찍 배달을 해야 했는데 실수로 배송을 못했다며 사과했다. 당시 주차 문제로 택배 차량을 빼달라는 바람에 깜박했다는 것.

기사는 배상을 해주겠다며 아이스크림 가격을 물어보더니 “폐기처분하고, 배송 누락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그럼 번거로우니 현금으로 드리겠습니다”고 말했다.

네티즌은 당황했다. “왜 기사님이 손해 배상을 하죠? 그럼 기사님이 손해보지 않나요?”라고 물어봤다.

택배 기사는 웃었다. “제 잘못이니 어쩔 수 없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 네티즌은 이 택배 기사의 미소에서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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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네티즌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분께 피해 안기기 싫었습니다”라며 다시 얼려 먹으려 했지만 이 기사는 안 된다며 배상을 해주겠다며 5분간 서로 실랑이를 벌였다.

결국 기사의 주장대로 배상을 하기로 했다. 배송비 2,000원을 제외하고 1만 3500원이었지만 1만원만 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 기사는 또 만원짜리 한 장을 주더니 3천원을 다시 손에 쥐여주려 했다.

이 네티즌은 이번에는 꿋꿋이 거절하고 음료 한 캔을 건네며 “더운데 이거라도 드시면서 가세요”라고 권했고 기사는 감사를 표하며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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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0분도 안 되어 또 택배가 도착했다는 소리가 들렸다. 배송 올 택배는 더이상 없었다고 생각한 네티즌이 문을 여니 또 그 택배 기사가 서 있었다.

그는 아이스크림 배송 오기 전 “일단 이거라도 드세요”라고 검은 봉지를 건네고 환하게 웃으며 다시 빗 속으로 걸어갔다.

검은 봉지 안을 보니 근처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온 것이었다. 이 네티즌이 확인해보니 인터넷에서 시킨 것 종류별로 하나씩 다 들어있었다.

택배 기사가 사온 아이스크림(온라인 커뮤니티)

이 네티즌은 “3천원 돌려드리고 2만원 받은 꼴이 됐네요”며 “아이스크림을 뜯으며 뜻하지 않던 호의에 가슴 한 켠이 뭉클해졌어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