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황토팩 ‘소비자 고발’ 김영돈 PD, 故 김영애에 사과

By 정경환

이영돈 PD가 과거 황토팩 안전성 문제를 거론하여 법정 소송까지 치렀던 故김영애 씨에게 뒤늦게 사과했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 PD는 2007년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서 쇳가루가 검출된 황토팩을 보도한 이야기를 꺼냈다.

홈쇼핑 화면 캡처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황토팩 사업 당사자였던 배우 김영애 씨에게 큰 경제적, 정식적 타격을 줬다.

5년간 이어진 소송에서 대법원은 이 PD가 진실로 믿을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었으며 공익을 목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이 PD에 무혐의 판결을 내렸다.

연합뉴스

그러나 2017년 김영애 씨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당시 황토팩 소송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회자되며 이 PD는 다시 한번 비난을 받게 됐다.

이 PD는 기자간담회에서 “5년 전 방송을 하다 실수해서 일생일대의 큰일을 맞았다”는 말과 함께 “보도 이후 소송이 5년간 이어졌는데 고인이 받았던 고통을 느끼며 오랫동안 사과하고 싶었다. 나 역시 오랜 기간 괴로웠는데 사과할 시점을 잡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판도라TV ‘youngdontv’

김영애 씨가 돌아가셨을 때 “문상도 가고 싶었지만 용기가 안 났다. 그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언젠가는 사과해야 하는데 생각하다가 이렇게 늦어졌다”라며 “늦을 걸 알지만 김영애 씨께 사과하고 싶다.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김영애 씨는 임종 1년 전 한 인터뷰에서 “미운 사람이 없어지더라고요. 그리 따지면 나도 살면서 정말 부끄러운 일 많이 했어요. 누구를 뭐라고 하거나 미워할 처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라며 “지금은 어떤 미운 사람도 가슴에 남아있지 않아요. 누굴 원망하는 건 결국 나를 괴롭히는 건데 그 시기를 그냥 나를 위해서 사는 게 낫지 않나 싶어요”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