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확산, ‘사각지대 놓인’ 20, 30대…감기로 착각하면 큰코다쳐

전국적으로 홍역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20, 30대 성인이 홍역 예방 접종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대구·경북에서 17명, 경기도(시흥·안산)에서 9명 등 총 26명이 홍역 환자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주로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4세 이하의 영유아가 먼저 걸렸고, 부모나 의료진이 아이들한테 옮았다. 총 확진자 26명 중 20, 30대 성인이 11명이다. 이들은 홍역의 전형적인 증상인 발진이 없거나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역은 2006년 퇴치 선언을 했을 정도로 한국에서 사라진 감염병이다. 이에 이번 홍역은 모두 해외에서 걸렸거나, 해외 감염자가 입국 후 퍼트린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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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30대 성인이 취약한 이유는 홍역 예방 접종 사각지대에 있었기 때문이다. 1967년 이전 출생자는 홍역에 걸려서 자연 항체를 갖고 있다. 그런데 83년부터 96년생은 단 1회만 맞았다. 2회 접종은 97년부터 시작됐다.

보통 홍역 항체가 생기려면 한 번 걸려서 이겨내거나 예방주사를 두 차례(생후 12~15개월, 4~6세) 맞아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1~50세의 93.8%가 홍역 항체를 보유하고 있지만 93~2000년생은 70~82%에 불과했다. 10대 후반도 취약하다. 안산 20대 환자 3명 또한 홍역 예방 주사를 1차 접종만 한 것으로 조사됐다.

홍역 증상은 보통 10~12일 간의 잠복기를 거쳐 나타난다. 초기에는 기침과 콧물, 발열, 결막염 등이 나타나 감기로 오인할 수 있다. 그러다가 발진과 고열이 발생하면서 증상이 심해진다. 목 뒤와 귀 아래에서 붉은 반점이 나기 시작해 얼굴-몸통-팔다리 순으로 번지고 손바닥과 발바닥에도 생긴다. 각 개인마다 해당 증상이 무조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으니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영유아에게 나타나는 홍역 증상은 좀 다르다. 중이염이나 기관지 폐렴이 발생하고, 설사 및 구토 증상도 홍역으로 인한 것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