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웨이와 다이리런 – 중국 국수주의는 국내용

 

자오웨이 (인터넷 사진)

 

지난 4월부터 중국의 국수주의적 네티즌은 유명 여성 감독 겸 배우인 자오웨이(趙薇)가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만 배우 다이리런(戴立忍)을 영화 주연으로 기용한 것에 대해 공개 비판을 가했다. 네티즌의 이런 반응은 자오웨이의 과거 경력 때문이었다.

 

욱일승천기 속의 자오웨이 (인터넷 사진)

 

2001년 자오웨이는 일본의 욱일승천기로 만들어진 옷을 입고 화보를 찍었다가 중국에서 맹비난을 당했다. 중국의 애국주의가 밤낮없이 제국주의 일본을 먹이로 삼고 있는데, 바로 그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로 만들어진 옷을 입고 톱스타가 화보를 찍었으니 그 반응은 대단했다. 당시 자오웨이는 한창 주가가 높은 상황이었는데 이 사건으로 큰 타격을 받았고 장시간 은막을 떠나야 했다. 결국 자오웨이는 눈물을 흘리며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사죄를 해야 했다.

 

다이리런 (인터넷 사진)

 

7월 초순 중국 공산당의 청년 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마저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게시한 글에서 자오웨이의 영화 “다른 사랑은 없다(沒有別的愛)”의 주연인 대만 배우 다이리런(戴立忍)의 정치 성향을 비판하면서 그를 캐스팅한 자오웨이까지 나란히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남자 주인공 다이리런과 영화 제작진은 ‘다이리런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정치적 성향이 없다’고 부랴부랴 해명했지만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16일 북경일보 등에 따르면, 영화 “다른 사랑은 없다(沒有別的愛)” 제작진 측은 전날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주연인 대만 배우 다이리런을 교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이리런 (인터넷 사진)

제작진 측은 교체 이유에 대해 다이리런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지 여부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밝히지 않았다며 말했다. 또 조국통일을 단호하게 견지하고 이번 일에 대해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를 만들고 있는 중국의 유명 여배우 겸 감독인 자오웨이(趙薇) 역시 웨이보를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이리런이) 원칙과 직결되는 문제에서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자오웨이는 “그 언제가 됐든, 우리는 자신이 중국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며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모든 것보다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자오웨이는 국수주의 소나기를 일단 피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 학생들의 입법원 점거 시위 (인터넷 사진)

 

다이리런 본인은 15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자신은 대만독립분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네티즌들은 다이리런이 2014년 반(反)중국 성향 대만 대학생의 입법원(국회) 점거 시위와 홍콩의 도심 점거 시위인 ‘해바라기 운동’을 지지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을 공개하면서 “대만독립분자”로 몰아갔다.

 

홍콩 해바라기 운동 (인터넷 사진)

 

공청단은 또한 중공의 언론통제를 파헤치고 중국에 관한 진실을 보도하는 세계 최고의 중화권 신문사인 대기원시보(epochtimes.com)와 인터뷰도 가졌음을 들면서 다이리런을 반 중공이 아닌 반 중국으로 몰아세웠다.

 

대기원 시보 (인터넷 사이트 캡처)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신정부의 출범으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사건은 양안 국민감정까지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중국의 애국주의는 물결처럼 왔다가 사라지고, 다시 물결처럼 나타난다. 정확히 말하면, 중국 내부에 커다란 정치적 문제가 걸려있을 때마다 나온다는 것이다. 즉, 중국의 애국주의는 사실상 국내문제를 위한 것으로서 대외적 파급력은 겉보기와는 달리 그리 크지 않다.

 

대만의 새 총통 차이잉원 (인터넷 사진)

 

NTD 코리아 뉴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