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 장비’, 美 NASA 우주망원경에 반드시 필요하다

By 연유선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이 영하 270℃ 이하 ‘극저온 진공상태’를 구현하는 시험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장비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25년 4월 발사할 우주망원경 SPHEREx(스피어엑스)의 극저온 성능 검증에 쓰일 예정이다.

천문연이 SPHEREx에 최적화해 개발한 진공챔버. 출처 NASA/JPL-Caltech

스피어X 계획에는 전천(全天) 적외선 영상분광 탐사를 위한 우주망원경으로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및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 천문연은 유일하게 미국 기관이 아님에도 참여하게 됐다.

멀리 떨어진 별이 내보내는 적외선을 관측하려면 우주의 온도보다 더 낮은 온도까지 냉각이 가능한 망원경이 필요하다. 천문연이 개발한 장비는 우주에서 겪을 영하 270℃ 이하 극저온 진공상태를 지상에서 구현할 수 있다.

SPHEREx(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 운영 상상도. / 사진=한국천문연구원

특히 기존 극저온 진공챔버와 달리, 천체가 내는 빛의 파장과 비슷한 적외선을 비출 수 있게 제작돼 망원경 및 카메라의 냉각 시 내구도와 광학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다.

한미 공동 연구진이 개발하는 스피어X 망원경은 이 장비를 이용해 극한의 환경을 견디는 것을 검증 받아야만 발사할 수 있다.

필 콘거트 미국 칼텍 박사는 “극저온 상태에서 우주망원경의 초점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천문연의 진공장비가 스피어엑스 개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피어X는 제임스 웹 망원경(JWST)과 상호보완적인 역할도 할 전망이다.

천문연 관계자는 “스피어X가 특이한 천체를 발견하면 제임스 웹 망원경이 이를 자세히 분석하는 순서로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NASA JPL

한편 스피어X는 2025년 4월 발사 후 임무기간 2년 6개월간 0.75~5.0μm 파장에서 온 하늘을 총 네 번, 102가지 색으로 촬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약 20억 개 천체들에 대한 개별 분광 자료를 획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