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한국 청년 지갑 훔친 소매치기범이 다시 지갑 돌려준 이유

By 김연진

낯선 사람이 나에게 ‘내 지갑’을 건넸다.

뭐지? 깜짝 놀라 지갑 안을 확인해봤다. 아무 이상 없다. 현금도 고스란히 있었다.

아마도 소매치기범인 것 같은데, 내 지갑을 훔쳐 갔으면서 왜 다시 나에게 그대로 돌려준 거지?

지갑에 들어있던 ‘사진’을 보고, 그제야 그 이유를 알아차렸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돼 수많은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은 사연이다.

사연은 이렇다. 프랑스 파리를 여행 중이던 한 청년은 지하철에서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됐다.

프랑스 파리 지하철 / 연합뉴스

백인 소녀로 보이는 4명이 그에게 접근해왔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청년은 뒷걸음질 치며 경계했다.

그런데 갑자기 4명 중 1명이 청년의 지갑을 슬그머니 건넸다는 것이다.

청년은 “절대 떨어뜨린 적도 없다. 분명히 소매치기였다”고 설명했다. 다급하게 확인해보니 지갑 안에 있던 현금 30유로는 그대로 들어 있었다.

그는 “어떻게 된 영문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이걸 보고 도망간 게 아닌가 싶었다”고 설명하면서 지갑 내용물을 공개했다.

청년의 지갑에는 군 생활을 하면서 찍었던 사진이 들어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군복을 입고 각 잡힌 자세로 찍은 사진, 그리고 급진적이고 전위적인 포즈로 불같은 전투력을 뽐내는 사진.

그렇다. 소매치기범들은 청년의 지갑에서 이 사진들을 보고 무시무시한 특전사 혹은 특수요원이라고 생각하고 흠칫 놀라 지갑을 돌려줬으리라.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외국인이 봤을 때는 정말 그럴 만하다”라며 폭소를 금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