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순간 월드클래스 실력 이해된다”는 대한민국 양궁 선수들이 받는 훈련 수준

By 윤승화

2020 도쿄 올림픽이 시작하자마자 대한민국 양궁 여자 국가대표선수들이 나란히 1, 2, 3위를 기록하며 양궁 랭킹 라운드를 마쳤다. 그중 1위를 거머쥔 안산 선수는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남자 국가대표 선수들도 각각 1, 3, 4위를 거머쥐었다. 양궁 단체전은 당연히 1위다.

대한민국 양궁 선수들에게는 “올림픽 금메달 따는 것보다 우리나라 선수들끼리 겨루는 국가대표 선발전 통과하기가 더 어렵다”는 말이 명제처럼 통한다.

어떻게 한국 양궁 선수들이 이렇게 활을 잘 쏘는 걸까.

여기에는 한국 양궁 선수들이 고도의 집중력과 강한 정신력을 위해 거치는 엄청난 훈련 과정이 비결로 숨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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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은 바람, 날씨, 조명, 선수의 집중력 등 환경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그만큼 선수가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 양궁 선수들은 다양한 상황에 완벽하게 적응하기 위해 해병대 극기 캠프, 야간 공동묘지 행군 등 기상천외한 여러 특별 훈련을 받는다.

담력을 쌓기 위해 번지점프를 하고, 옷 속에 뱀까지 집어넣은 적도 있다.

실제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우리 양궁 선수들은 관중으로 가득 찬 야구장에서 심한 소음을 견디고 활을 쏘는 훈련을 받기도 했다.

당시 야유와 괴성은 물론, 야구장에서 흔한 막대풍선, 짝짝이, 호루라기, 나팔과 부부젤라까지 이용됐다.

선수촌에서 모의 도쿄올림픽 경기장을 만들어 훈련한 양궁대표팀 / 대한양궁협회
선수촌에서 모의 도쿄올림픽 경기장을 만들어 훈련한 양궁대표팀 / 대한양궁협회
선수촌에서 모의 도쿄올림픽 경기장을 만들어 훈련한 양궁대표팀 / 대한양궁협회

이번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는 도쿄 경기장과 똑같이 생긴 경기장을 국내 선수촌에 가상 세트로 설치해 훈련했다.

현수막까지 걸어놓고, 일본어, 영어 방송과 박수 소리 등을 계속해서 틀어놓았다. 이와 함께 무관중 경기를 대비해 200석의 빈 관중석을 설치했다.

선수단의 경기장 출입 등 이동 동선까지 똑같이 만들었으며 남녀 개인전, 혼성전, 단체전까지 실제 올림픽 일정도 그대로 소화했다.

이에 앞서 자은도라는 섬에서 바닷가 특별훈련을 받기도 했다.

이곳은 해안가에 있는 도쿄 양궁 경기장과 바닷바람, 습도, 햇빛 등 기후와 환경이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