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상태 완벽하다” 실존 인물 모델로 만들었다는 1100년 전 한국의 조각상

By 윤승화

1,100여 년 전 만든 한국의 문화재가 그 완벽함으로 보는 이들에게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문화재청은 “보물 제999호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을 국보로 지정예고한다”고 밝혔다.

합천 해인사의 건칠희랑대사좌상은 신라 말에서 고려 초까지 활동했던 해인사 고승 희랑대사(希朗大師)의 조각상이다.

실제 생존했던 인물을 모델로 재현한 초상 조각상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 조각이다. 고려 초기인 930년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 문화재청 제공
사진 = 문화재청 제공
사진 = 문화재청 제공

나무, 삼베 등으로 만든 희랑대사좌상은 마르고 아담한 체구와 노승의 노쇠한 살갗, 자비로운 눈매와 얇은 입술에 번지는 잔잔한 미소까지 극사실적인 표현이 특징이다.

심지어 얼굴의 세밀한 주름과 손의 힘줄과 손가락뼈까지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문화재청은 “실존했던 고승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고려 초 10세기 우리나라 초상 조각의 실제를 알려주는 매우 귀중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생전 희랑대사는 고려를 건국한 태조 왕건의 스승이었다. 후삼국을 통일한 태조 왕건이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해인사 중건에 필요한 토지를 하사했다고 전해진다.

사진 = 문화재청 제공
사진 =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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