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형편에 오토바이 배달 일하다 숨진 20살 아들, 7명 살리고 떠났다

By 윤승화

넉넉지 않은 형편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스무 살 청년이 사고를 당하고 장기 기증으로 7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한 뒤 하늘로 떠났다.

지난 2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20살 노승찬 군이 25일 7개 장기를 아픈 환자들에게 나눠주고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다.

생전 밝은 성격으로 친구들에게 웃음을 주었던 노승찬 군. 노승찬 군의 소꿉친구 정승민 군은 “사교성이 좋아 늘 주변에 친구가 많았다”고 기억했다.

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노승찬 군은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형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챙겨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달 20일 새벽에도 노승찬 군은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이었다. 아르바이트 도중 빗길에 오토바이가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당연히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사고로 결국 머리를 심하게 다쳤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외동아들이자 유일한 가족이었던 노승찬 군의 뇌사 소식에 아버지 노상열 씨는 힘든 결정을 내렸다.

노승찬 군은 심장, 폐장, 간장, 췌장, 신장 등 7개 장기를 기증해 7명의 생명을 살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노상열 씨는 “아들을 보내기는 싫었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기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뇌사의 경우 혈액순환이 멈추며 다른 장기도 서서히 죽고, 시간이 지날수록 기증할 수 있는 장기도 줄어든다.

아버지는 “부모 자식의 인연으로 다음 세상에서 다시 만나면 지금처럼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며 “좋은 일을 하고 가는 것이니 하늘나라에서도 편안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노승찬 군의 장례는 27일부터 강남성심병원에서 치러진다. 오는 29일 청주 목련공원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