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지저분한 일터 찾아와 수레 끌어준 아들 바라보는 ‘청소부 아빠’의 눈빛

By 윤승화

묵묵히 일손을 돕는 아들을 바라보는 청소부 아빠의 눈에는 미안함과 고마움, 애틋함이 가득했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아이 아보츠(Ayie Ahbotz)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그런데 사진이 조금 특이했다. 단정한 옷을 입고 반듯한 자세로 찍은 일반적인 가족사진이 아닌, 각종 쓰레기와 청소도구가 실린 수레를 끌고 미는 부자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던 것.

아버지로 보이는 중년의 남성은 주황빛 청소부 옷을 입은 차림이었다. 마찬가지로 청소하기 편한 옷차림으로 나온 아들은 앞에서 수레를 당겨주고 무거운 짐을 먼저 들며 아버지를 돕는 모습이었다.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고마움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같은 사진을 올린 아보츠는 “사람들에게는 정치인, 운동선수, 연예인 등 다양한 롤모델이 있다”면서도 “내 롤모델은 아주 특별한 사람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아보츠의 롤모델은 다름 아닌 아버지. 아보츠는 “우리 아빠는 돈이 없다”고 전했다.

어려운 형편에 한평생 청소부로 일한 아버지였다. 그러나 아버지는 설령 주머니에 한 푼도 없을지라도 아들을 굶기는 법이 없었다. 그렇게 자식이 장성할 때까지 당신 스스로를 희생하며 키워냈다.

아보츠는 “아빠는 한 번도 나와 진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 대신, 행동으로 보여주셨다”고 적었다.

어떤 자세를 가지고 삶에 임해야 하는지, 어떤 자세로 난관을 헤쳐가야 하는지, 그런 것들을 아버지는 살아가면서 몸소 보여주었다.

아보츠는 “일이 아무리 힘들고, 아무리 가난해도, 최선을 다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아빠께서 가르쳐주셨다”고 덧붙였다.

근사한 양복을 입고 출근하시는 다른 친구들의 아버지보다,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성실한 자신의 아버지가 그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운 아들.

그리고 어린 생각에 부끄러울 법도 한데 되려 나서서 청소 일을 도와주며 “자랑스럽다”고 말해주는 아들을 사랑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아버지.

아보츠는 글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이런 아빠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사실은 평생 부서지지 않는 갑옷을 입은 것처럼 저를 든든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