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잃어버린 지갑 주우신 야간 미화원 할아버지가 ‘가방’을 선물하셨어요”

By 윤승화

누군가 잃어버린 지갑을 야간 미화원 할아버지가 주워 되찾아줬다는 사연에 누리꾼들이 눈물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일 트위터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갑을 잃어버렸던 어느 누리꾼이 지갑을 되찾게 된 사연이 공유됐다.

누리꾼은 “저번 주 수요일에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새벽에 퇴근하시고 집 가시던 할아버지가 길에 떨어져 있는 지갑을 발견하셨다”며 사연을 시작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할아버지는 지갑에 끼워져 있던 누리꾼의 명함을 찾아 누리꾼에게 한 글자 한 글자 어렵게 누른 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카드지갑분실했서요. 저는지갑을주선71살되는데요. 야간미화원근무하는데요. 새벽3시40분자전거로퇴근하면서차도에서발견해습니다. 연락주시면전해주겠습니다”

할아버지는 사실 근처 역을 돌아다니며 역에서 분실물을 맡아줄 수 있는지 직접 확인했다. 발로 뛰어가며 물어보러 다니셨지만, 역에서는 지갑을 맡아주지 않았다고.

이에 할아버지가 직접 전해주겠다고 한 것. 누리꾼은 곧바로 사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할아버지는 다시 답장을 보냈다.

“얼마나불편하겠서요. 신경쓰지마세요. 좋은일했는데요”

이후 지갑을 받을 만나는 날짜와 시간을 정한 뒤로도 할아버지는 하루에 두세 번씩 매일 누리꾼에게 확인 전화를 남겼다.

누리꾼은 속으로 조금 귀찮았다며 “전화를 잘 못 받았다. 사례 때문에 그러신가 싶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이날, 누리꾼은 할아버지가 출근하는 시간인 밤 10시에 할아버지의 일터로 찾아갔다. 사례를 돈으로 할까 하다가 동료분들과 나눠 드시라고 화과자 세트를 챙겨갔다.

할아버지는 작은 분홍색 가방을 건넸다. 누리꾼이 잃어버린 지갑은 그 안에 들어 있었다.

“잃어버릴 수 있으니까, 가방에 지갑 담아서 가요. 내가 새로 가방 하나 샀어요”

이어 할아버지는 우체통에 넣거나 지구대에 맡길 수 있었지만 직접 찾아주고 싶었다며 “지나가다 들르면 맛있는 거 사주겠다”고 손녀딸에게 하듯 약속까지 했다.

누리꾼은 “매일 전화가 올 때 속으로 받는 걸 귀찮아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며 “할아버지랑 악수하는데 앞에서 눈물 흘리지 않으려고 정말 열심히 참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할아버지가 주신 가방 들고 출근했다. 오래도록 가방 간직할 거다”라며 “가끔 안부 연락 드리고 야근할 때 시간 맞으면 찾아뵙고 음료도 사드리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정한 어른, 할아버지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훈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게시글은 수천 개의 댓글을 받았으며, 트위터에서만 2만 건이 훨씬 넘게 리트윗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