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들은 친구 죽인 범인의 얼굴을 끝까지 기억해 복수한다

By 김연진

자꾸 깜빡거리며 잘 잊어버리는 친구에게 우리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어디서 까마귀 고기라도 먹었나…”

하지만 이 말은 까마귀의 지적 능력을 지나치게 평가절하한 말이다. 사실 까마귀는 기억력과 지능 수준이 매우 뛰어난 동물 중 하나다.

까마귀의 지능과 관련된 선행 연구는 상당히 많다.

지난 2015년 ‘행동생태학과 사회생물학’지에는 까마귀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한다는 내용의 논문이 공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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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논문에 따르면 까마귀들은 처음 본 사람을 매우 경계하는 행동을 보이다가 간식을 주며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려고 노력하자 그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실제로 인식했다.

심지어 1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안면이 튼 사람의 걸음걸이를 알아보는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실험을 진행한 한 연구진은 까마귀 근처에서 박제된 까마귀를 들고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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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몇 주가 지난 뒤 다시 그 까마귀 서식지로 연구진이 접근하자, 까마귀들이 연구진의 얼굴을 기억해 그를 공격하는 행동을 보였다.

까마귀들이 박제된 까마귀를 들고 있던 연구진을 동족을 죽인 원수 혹은 포식자로 인식하고 있다가 그에게 ‘복수’한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까마귀의 지적 능력은 5~7살 아이와 비슷한 수준이며, 사람의 얼굴을 최대 5년까지 기억할 수 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케일리 스위프트 교수는 “까마귀들은 한번 본 포식자의 얼굴을 기억하고, 이후 실제로 경계하거나 공격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