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년 흐르도록 변함없이 원형 그대로 유지한 ‘팔만대장경’ 보관법

By 김 동화

몽고가 고려를 침입하자 불심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팔만대장경.

1251년에 완성해 768년이 지난 지금까지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긴 세월 동안 변치 않고 원형을 보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제작에 사용된 나무와 자연과학을 이용한 탁월한 보관법에 있었다.

[좌] 산벚나무 /픽사베이, [우] 장경판전 /해인사 홈페이지
팔만대장경의 주재료는 산벚나무.

산벚나무는 물관이 나이테에 골고루 퍼져 있어서 수분함유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 산벚나무를 벌채해 판자로 잘라 소금물에 삶은 후 그늘에 말려 수분분포를 고르게 해 나뭇결을 부드럽게 한다.

그 위에 옻칠해 방충 기능을 갖췄다.

팔만대장경 목판 /해인사 홈페이지

또 다른 비밀은 자연과학의 절정인 ‘위치선정’이다.

경남 해인사의 팔만대장경 보관서고인 장경판전은 1430m 높이의 가야산 중턱인 665m 지점에 남서방향으로 위치해 있다.

북쪽은 산으로 막혀있고 남쪽은 트여 있어 습기를 많이 머금은 동남풍이 보관서고 옆으로 흐르게 설계돼 있다.

또 장경판전 벽면은 크기가 다른 두 개의 창이 위아래에 있으며, 남쪽 벽은 아래층이 크고 북쪽 벽은 윗창이 크다.

외부 공기가 큰 창을 통해 들어오고 작은 창을 통해 빠져나가는 구조로서 외부의 건조한 공기가 장경판전 내부에 골고루 퍼질 충분한 시간을 확보한다.

연합뉴스

이때 두 장씩 포개 세워져 꽂힌 경판들은 굴뚝효과(건축물 내외부 온도차로 인한 공기유동)를 일으켜 온도와 습도를 자동 조절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햇빛을 이용해 살균 및 이끼, 곰팡이 등의 번식을 막고 있다.

아침에는 남쪽 면 넓은 아래 창을 통해 들어온 햇빛이 경판꽂이는 피하고 바닥만 데워줘 남쪽은 따뜻한 아랫목이 되고 북쪽은 찬 윗목이 되어 대류현상을 일으킨다.

오후에는 반대로 북쪽으로 햇빛이 들어와 장경판전 내부에 살균, 습도, 항온 기능을 갖게 한다.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선조의 마음이 깊이 담긴 팔만대장경.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값진 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