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 대왕조개 잡아먹은 ‘정글의 법칙’ 사건 본 국내 다이버가 남긴 글

By 윤 승화

태국으로 촬영을 갔다가 멸종위기종인 대왕조개를 불법 채취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SBS ‘정글의 법칙’에 대해 국내 다이버가 자신의 의견을 내놨다.

지난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다이버라고 소개한 어느 누리꾼의 ‘대왕조개 사건’ 분석 게시글이 올라왔다.

앞서 지난달 29일 방송된 SBS ‘정글의 법칙 in 로스트아일랜드’에서는 태국 남부에 위치한 꺼묵 섬에서 생존하기 위해 사냥에 나서는 병만족의 모습이 그려졌다.

문제는 이날 배우 이열음이 태국 바다에서 대왕조개 3개를 발견해 잡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예고편에서는 멤버들이 이 조개를 먹는 장면도 나왔다.

방송이 태국에까지 퍼지자 사태를 파악한 태국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대왕조개는 태국에서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는 종이며, 채취할 경우 현지에서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SBS ‘정글의 법칙 in 로스트아일랜드’

이날 분석 글을 올린 누리꾼은 “이열음은 대왕조개 채취가 불법이라는 걸 모를 수도 있다”면서도 “그런데 김병만이랑 ‘정법’ 제작진은 대왕조개 채취가 큰 잘못이란 걸 절대 모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자격증을 딴 다이버라면 대왕조개 등을 채취하는 게 절대 안 되는 규칙이란 걸 모를 리가 없기 때문.

실제 ‘정글의 법칙’ 진행자인 코미디언 김병만은 프리다이빙, 스쿠버다이빙 등 자격증을 보유한 상태며, 다른 스태프들도 다이빙 자격증 소지자라고 알려졌다.

누리꾼은 “특히 김병만 같은 강사 자격을 가진 다이버는 이거 하나만으로도 자격을 박탈당할 만한 큰일”이라며 “레이싱 프로 방송에서 음주운전해 사람 치고 지나가는 걸 촬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누리꾼은 또 실제 대왕조개를 채취한 사람은 다른 출연자나 스태프일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을 내놨다.

“스쿠버다이버라도 대왕조개 입에 발이 끼여서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지반에 단단히 고정돼있어 출연진이 잠수해 간단하게 들고나올 수 있는 게 아니다”라는 게 누리꾼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방송을 위해 누군가 시간을 들여 사냥해놓은 것을 배우가 들고 오는 장면으로 연출했다는 것.

그뿐만 아니라 촬영 당시 현지 가이드가 기상 악화로 촬영을 말렸으나 제작진이 몰래 촬영을 강행했으며, 이날 대왕조개를 불법 채취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지난 6일 태국 관계자로 추정되는 현지 누리꾼은 자신의 SNS에 “강한 바람과 파도 때문에 출연진을 숙소로 이동시키고 촬영 중단을 지시했다”며 “(제작진이) 몰래 다른 지역에 배를 띄워 해당 장소로 가서 대왕조개를 채취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타이 피비에스(PBS) 캡처

논란이 일자 정글의 법칙 제작진은 “현지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촬영한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태국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제작진은 촬영에 앞서 지난 3월 “사냥을 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태국 정부에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서에는 “태국에서 사냥하는 모습을 촬영하거나 방송하지 않겠다”는 문장이 명시돼 있다.

현재 태국 국립공원 측은 이열음을 국립공원법과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국립공원 측은 또 “고발을 철회하지 않겠다”며 “이열음이 태국에 없더라도 경찰을 통해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