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없으면 잇몸으로’ 대륙의 유쾌한 드라마 제작 현장(움짤 8장)

By 남창희

중국의 드라마 제작 현장이 화면에는 보이지 않았던 제작진의 저렴한 특수효과로 웃음을 준다.

한정된 제작비에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 시청자의 눈높이를 따라가기 위해 ‘몸으로 때우며’ 촬영에 임하는 모습이 자못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유유히 호수를 누비는 백조가 물 아래에서는 쉼 없이 갈퀴발을 발버둥 치듯, 원하는 화면을 얻으려 고생을 마다 않는 대륙 제작진의 움짤들을 모아봤다.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이하 동일)

중국 영화에서 종종 등장하는 고문장면. 인두로 사람을 지지는 장면에서는 사람 대신 돼지고기가 희생양이 된다.

고문당하는 고통을 표현해야 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스믈스믈 올라오는 구수한 불고기 냄새에 자칫 흐뭇한 표정이 나온다면 NG!

기차가 기차열을 떠나는 씬. 배우의 뒷걸음 연기가 인상적이다.

기차역 씬. 이미 출발한 기차에 탄 누군가를 향해 안타깝게 손을 내미는 장면. 기차를 달리게 하는 것보다는 사람이 움직이는 쉽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

뜻밖의 문워크를 선보이며 연기를 하는 여배우의 모습이 애잔한 웃음을 남긴다.

천하의 몹쓸 놈인줄만 알았는데 투철한 직업인이었을 뿐.

다음은 시대극에서 볼법한 호색한이 여성의 신체를 더듬는 장면.

남성 스태프가 차이나 드레스를 입고 자세를 취했다. 큐사인이 떨어지자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연기에 몰입하는 배우의 집중력이 돋보인다.

그 사이 시선을 다른 곳으로 향하는 남자 스태프가 얼굴엔 난처한 미소가 스친다.

설마 드라마 내내 말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건 아니겠죠.

큰 칼을 등에 메고 다급히 어디론가 말을 타고 향하는 무사.

배경이 너무 하늘을 향한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옆걸음질로 말탄 시늉만 내고 있었다.

아이들이 말타는 시늉을 했을 때와 똑같다. 그나저나 시청자도 눈치채지 않을까?

무협 드라마의 한 장면.
같은 장면을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

접시 날리기 묘기… 당당한 연기자의 표정이 멋지다.

어색한 트릭이 드러나지만 뒤에서 바람잡이 역할하는 보조출연자들 연기 덕분에 OK!

자동차 운전 씬. 수동으로 돌아가는 배경이 눈길을 끈다.

차량이 달리는 장면에서 스탭들이 배경 스크린을 들고 원형으로 빙글빙글 돌고 있다.

감독과 제작진은 스스로도 웃기는지 카메라 잡히는 화면을 보며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대륙의 차량 사고 연출

차량 충돌사고 장면. 원래 이렇게 찍나 싶을 정도로 차량의 움직임이 자연스럽다. 줄을 쥔 스태프가 금손인 모양.

최근 중국 방송계에서는 한국의 인기 오락프로그램을 무작정 표절하고 있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것도 좋지만 정당한 로열티를 내고 한국의 방송기술을 배워가기를 기대해본다.